[거꾸로 가는 정치 上] 영·호남, 현안마다 극명한 대립…지역주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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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꾸로 가는 정치 上] 영·호남, 현안마다 극명한 대립…지역주의 강화
    호남지역, 민주당 절대지지 두드러져
    여야, 내년 총선 앞두고 지역구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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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4-21 02:00
    이유림 기자(lovesome@dailian.co.kr)
    호남지역 민주당 '절대 지지' 두드러져
    여야, 내년 총선 앞두고 지역구도 활용


    ▲ 문재인 대통령이 오거돈 부산시장(왼쪽 세번째)과 함께 지난 2월 13일 오후 부산 사상공단 내 대호PNC에서 열린 '대한민국 도시 미래, 부산대개조 비전 선포식'에서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선포식은 문 대통령의 전국 민생경제투어 여섯번째 행사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해묵은 지역구도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안마다 호남권과 영남권의 차이가 뚜렷하고, 지역구도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에서조차 정반대의 성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호남권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주차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에 대한 임명 동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반대(49.0%)가 찬성(43.7%)보다 많았다. 권역별로도 반대 응답이 우세했다. 하지만 호남(전남·광주·전북)만 예외적으로 찬성(65.0%)이 반대(27.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박영선 장관은 경남 출신이다.

    최근 잇따라 불거진 인사 문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4월 1주차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정·인사수석 책임론을 묻는 질문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58.4%)은 책임이 없다(34.9%)는 응답보다 높았다.

    유일하게 호남에서만 책임이 없다는 응답(50.0%)이 책임이 있다(45.8%)는 응답보다 높았다. 조 수석이 영남 출신이고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설이 나오는 점으로 비춰볼 때, 그가 여권 성향 인사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3월 3주차에 실시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미사일·핵실험 재개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였다. 전 권역에서 재개 응답이 더 높았지만, 유일하게 호남에서만 재개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이 더 높았다.

    특히 이 질문에서는 TK(대구·경북)와 호남(전남·광주·전북)의 응답률이 정반대로 조사되기도 했다. TK 지역에서 재개응답은 57.3%, 호남 지역에서 비재개 응답은 53.4%였다. 반면 TK에서 비재개 응답이 35.6%, 호남에서 재개 응답이 39.3%였다.

    지역구도 강화는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대 총선에선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창당했지만, 21대 총선에서는 정치구도가 양당제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민의당 출신 의원은 "국민의당이 호남과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당을 만들어주셨으면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지지도 보내주셔야 하는데 거기서 끝이었다"고 토로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월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국민의당은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으로 쪼개졌다. 호남 의원이 중심이 된 평화당은 호남 정당을 자처하고 있지만, 내년 총선에서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고성국 박사는 책 '자유우파 필승 대전략'에서 "민주당 쪽의 호남 총선, 대선 득표율은 90%대를 기록한다"며 "김대중·노무현 때나 문재인 때나 호남의 절대 다수가 더불어민주당 또는 좌파를 지지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했다. 고 박사는 "어느쪽이 진짜 이길 수 있는가를 둘러싼 전략적 혼선 때문에 표가 분산된 적은 있었지만, 곧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반면 영남권 내 지역주의는 조금씩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영남권 출향 인사보다 호남 출향 인사들이 부모·자녀 간 투표성향 일치도가 더 높다는 게 사회·정치학적으로 여러차례 검증된 바 있다. 영남권의 TK와 PK 간의 결속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고성국 박사는 이같은 내용과 함께 "TK-PK 사이에는 오랜 문화적 단절이 있었다"며 "지난 수십 년 간 정권을 잡은 주류세력이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다 함께 뭉쳐야 한다는 의식이 약해서 그렇다"고 했다.

    단적인 예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영남이 아닌 TK 정부라 부르고, 김대중 정부는 전남이 아닌 호남 정부라 부르는 점을 꼽았다. 그는 "전북과 전남은 호남으로 함께 묶이는 데 반감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서 호남에 자유한국당 이정현 의원이, 영남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당선되면서 지역주의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양측이 다시금 지역을 정치적 셈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만큼 집권여당과 야당 모두 내년 선거가 과거보다 절박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순애 정치평론가는 "한국 정치에서 지역 중심의 전략·전술 마련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최 평론가는 "내년 총선에서는 현재의 영남 대 호남의 구도가 공고히 되면서 민주당은 영남의 벽을 깨려는 시도가 동시에 할 수 있다"며 "지역 중심의 접근과 그에 따른 주자들의 배치로 총선의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된 4월 2주차 여론조사는 1041명 대상으로 했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0%p다. 4월 1주차 여론조사는 1046명 대상으로 했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0%p. 3월3주차 여론조사는 1021명 대상으로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데일리안 =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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