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2분기도 어렵다"…유통업 전망지수 4분기 연속 하락세


입력 2019.04.17 06:00 수정 2019.04.17 06:07        조인영 기자

출점제한 폐지 등 규제 완화, 최저임금 속도조절 순으로 정책 개선 응답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추이ⓒ대한상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추이ⓒ대한상의
2분기 유통업전망지수가 전분기 보다 떨어졌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전분기 보다 1포인트 하락한 91로 집계됐다. 하락폭은 줄었지만 작년 2분기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선 이후 4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업태별 지수는 온라인쇼핑(103), 홈쇼핑(100), 대형마트(92), 백화점(89), 슈퍼마켓(82), 편의점(77) 순으로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을 제외한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에서 상대적으로 부정적 전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은 전분기보다 5포인트 하락한 89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가 제품 위주의 백화점이 우선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2분기는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명절 등 특수요인이 없는 비수기인데다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 잡화 분야의 부진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부정적 전망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92) 역시 전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둔화, 소비양극화 등 거시적 여건을 비롯해 온라인화,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치상으로는 소폭의 하락이지만 2014년 2분기 이래 기준치(100)를 넘긴 적이 없었다. 대형마트는 경영난 타개책으로 옴니채널과 신선식품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창고형 할인점을 대폭 늘리는 추세다.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각각 6포인트, 2포인트씩 상승해 77과 82로 집계됐다.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업태 중 전망도 가장 낮지만 추세가 하락에서 상승으로 반등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편의점의 경우 날씨가 풀리면서 계절적 요인이 플러스로 작용하고, 근접출점 제한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점포당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슈퍼마켓은 계절적 요인에 더해 근거리, 다빈도, 소량의 구매패턴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 보다 가깝고 편리한 슈퍼마켓을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전반적으로 경기가 부진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사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편의점, 슈퍼마켓 모두 부정적 전망이 높게 나타났다.

홈쇼핑은 전분기보다 10포인트 떨어진 100을 기록하며 2분기째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송출수수료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T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채널간 경쟁은 치열해진 반면 TV시청률은 계속 하락세인데 따른 구조적 위기감도 반영됐다. 기업들은 단독·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이목을 끌만한 모바일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작하는 등 대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온라인쇼핑 전망지수는 전분기와 동일한 103에 머물렀다. 국내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작년 온라인쇼핑몰 판매액은 112조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3배 성장했다.

소매유통업계의 2분기 수익성은 ‘악화될 것’(38.9%)이라는 전망이 ‘호전될 것’(28.2%)이라는 전망보다 조금 높았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대형마트(57.4%), 슈퍼마켓(48.8%)에서 많았고 편의점(41.0%)은 유일하게 호전될 것을 기대하는 전망이 높았다.

현시점에서 필요한 정책과제를 묻는 질문에 유통업체들은 ‘출점제한 폐지 등 규제 완화’(49.1%), ‘최저임금 속도조절’(16.7%), ‘제조업 수준의 지원’(16.3%), ‘카드 수수료 인하’(4.7%), ‘신기술 개발 지원’(4.1%), ‘전문인력 양성’(4.0%) 등을 꼽았다. 특히 백화점, 슈퍼마켓, 홈쇼핑에서는 규제 완화를, 편의점은 최저임금 속도조절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기준치 100을 넘긴 업태가 사실상 온라인쇼핑 뿐이라는 점에서 민간소비의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계에서 보내는 불황의 시그널이 심상치 않다”면서 ”업계에서는 소비와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읽고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변화노력이 필요하며, 정부도 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