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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면목없고 민망…인생 모든 것인 아시아나 떠나보낸다"


입력 2019.04.16 11:10 수정 2019.04.16 13:01        이홍석 기자

사내게시판에 심경·인사 글..."면목 없지만 불가피한 선택"

"31년간 함께 해...마음은 언제나 함께 있을 것"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사내게시판에 심경·인사 글..."마음은 언제나 함께 있을 것"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 임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면목 없고 민망하지만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임직원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박삼구 전 회장은 16일 오전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전날 그룹 비상경영위원회와 금호산업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임직원들에게 "참으로 면목 없고 민망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결정으로 임직원들이 받을 충격과 혼란에 그룹을 이끌어왔던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을 전한 뒤 "이 결정이 지금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타개해 나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 대해 임직원 여러분의 동의와 혜량을 구한다"고 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 1988년 2월 아시아나항공 창립 이후 과정을 소개하면서 "지난 31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임직원들과 함께했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이 신생항공사로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면서 경쟁사와 치열한 노선 경쟁과 새 비행기 도입 과정을 비롯, 크고 작은 사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9·11테러, 사스(SARS), 메르스(MERS),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어려움이 닥쳤던 상황들을 언급했다.

박 전 회장은 이 모든 시련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의 노력이 있어 아시아나의 발전이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 직원 모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여러분들과 땀 흘렸던 빛나는 순간과 고독한 결정을 해야 했던 불면의 밤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며 "마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처럼 아시아나인 모두가 자기 파트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펼쳤고 아시아나만의 고유한 하모니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아시아나는 전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할 수 있었으며 이는 전적으로 임직원 모두가 합심한 결과"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004년 그룹 명칭을 '금호그룹'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변경할 만큼 아시아나는 늘 그룹의 자랑이자 주력이었고 그룹을 대표하는 브랜드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여러 유능한 임직원과 함께 미래와 희망을 꿈꿀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나라는 브랜드가 자신의 40대와 50대, 60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여러분이 그렇듯 제게도 아시아나는 '모든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아시아나를 떠나보냅니다"며 "여러분들은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만 고생한 시간을 보내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박 전 회장은 앞으로도 아시아나항공이 조속히 안정을 찾고 변함없이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발전해 나가길 돕고 응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아시아나의 아름다운 비행을 끝까지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제 마음은 언제나 아시아나와 함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아시아나의 한 사람이어서 진심으로 행복했고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며 글을 맺었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데일리안 홍금표기자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데일리안 홍금표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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