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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김정은의 고민...'남북회담에서 얻는게 있을까'


입력 2019.04.13 01:00 수정 2019.04.13 05:55        이배운 기자

文정부 '굿 이너프 딜' 사실상 퇴짜…美 '빅딜' 원칙 재확인

'중재역' 성과도출 불분명…"북한, 남북회담에 매력 못느낄듯"

文정부 '굿 이너프 딜' 절충안 퇴짜…美 '빅딜' 원칙 재확인
문재인 중재역 성과도출 불분명…"북한, 남북회담에 매력 못느낄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정부는 지난 11일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 재개 모멘텀을 살렸다'고 자평하고,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굿 이너프 딜' 절충안이 트럼프 정부에게 사실상 거절당하면서 북측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도 득볼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1일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설명했다"며 "차기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또다른 이정표가 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정부가 먼저 자신있게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한 점에 비춰 회담 개최에 대해 북한과 사전 물밑 접촉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신 센터장은 이어 "그러나 미국은 남한의 절충안을 거부하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빅딜' 입장을 바꾸지 않았음이 밝혀졌다"며 "이를 본 북한은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 정부가 제안한 '굿 이너프 딜'을 수용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 시점에서는 '빅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빅딜은 핵무기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인사하고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인사하고있다. ⓒ연합뉴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논의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적절한 시기가 되면 큰 지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문 대통령을 만나도 남북경협 확대 등 성과를 챙기기 어렵고, 미국을 설득하는데도 역부족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톱다운' 방식(정상간 합의)의 중요성을 내세운 전략도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라인을 만나 "탑다운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후속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조기수확'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탑다운 협상이 결렬되면서 재선을 앞둔 트럼프는 모양새가 안 좋아졌고, 김 위원장은 전 세계에 망신살이 뻗쳤다"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회담 실패 소식이 흘러들어가면서 가뜩이나 김 위원장 위신이 떨어지는 마당에 탑다운은 두려운 방식이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핵폐기 로드맵을 먼저 제시해야 부분적 제재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엄격한 조건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북한이 바라는 대로 작은 협상을 여러개 해나가는 '살라미 방식' 같은 만만한 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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