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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져도 이 가격 밑으론 안 돼”…정부 압박에도 집주인 버티기 계속


입력 2019.04.09 06:00 수정 2019.04.08 17:39        원나래 기자

서울 실거래가, 9·13대책 이후 오히려 상승세 유지

“거래시 매도자 의견 더 강하게 반영…경쟁력·버틸 여력 있어”

서울 실거래가, 9·13대책 이후 오히려 상승세 유지
“거래시 매도자 의견 더 강하게 반영…경쟁력·버틸 여력 있어”


초강력 부동산 규제인 9·13부동산대책 이후 거래된 서울 아파트 90% 이상은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초강력 부동산 규제인 9·13부동산대책 이후 거래된 서울 아파트 90% 이상은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한 집값 잡기 압박이 계속되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적정 가격 이하로는 내놓지 않겠다며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 모습이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서울 아파트의 급격한 가격 하락은 여전히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실제 초강력 부동산 규제인 9·13부동산대책 이후 거래된 서울 아파트 90% 이상은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직방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실거래를 바탕으로 지난해 9·13대책 이전(2018년 1~8월) 대비 이후(2018년 9월~2019년 4월 2일)를 비교·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주택형은 44.2%로 나타났다. 이는 9·13대책 이전(40.6%)에 비해 3.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수도권과 지방의 가격 하락 주택형은 각각 2.4%포인트(26.8%→29.2%), 2.9%포인트(54.7%→57.6%) 늘었다.

이처럼 9·13대책 이후 가격이 하락한 주택형이 전체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서울은 달랐다.

이 기간 서울에서 매매 거래된 아파트의 92.7%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락한 아파트는 7.0%에 불과해 9·13대책 이후 하락과 약세를 보이는 시세상황과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같은 기간 인천과 경기 지역 아파트 주택형도 각각 53.7%, 61.7%가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수도권은 매매거래 상승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9·13대책 이후에도 상승한 서울 아파트 값에 대해 매도자가 매수자의 낮아진 매수가격에 집을 팔려는 의사가 여전히 없다는 것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적어도 서울은 아직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 매도자의 의견이 더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며 “보유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등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릴 수 있는 여력이 있어 매도가격을 낮추기 보다는 적정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가격 선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 측면에서는 대출 제한 등의 자금 조달에 대한 어려움과 향후 추가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매수가격이 낮아지고, 매수 의사가 약해진 것이 거래 감소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으나, 매도자의 경우에는 매수자의 낮아진 매수가격에 매도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의 거래 감소는 수요 뿐 아니라 매도자 측면에서도 원인이 있다. 다만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되는 6월 이후 매도자의 의사 결정에 따라 거래시장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집주인이 원하는 매도가격과 잠재 수요자의 매수 가격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매도자와 매수자간 기 싸움이 계속되면서 거래 역시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시세를 기준으로 발표하는 아파트 매매거래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의 경우에는 실제 거래된 금액들이 되레 오른 가격에 체결되고 있다”며 “대출이 막혀있는 한 거래 위축은 당분간 길어질 수밖에 없으나,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은 다른 곳과 비교해 경쟁력도 있고 버틸 여력도 있을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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