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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조양호'...아들 조원태 사장 경영승계 가속화


입력 2019.04.08 14:46 수정 2019.04.08 15:31        이홍석 기자

비상경영체제 전환...조원태 체제 조기전환 불가피

취약한 지배구조-경영권 위협 극복 과제

비상경영체제 전환...조원태 체제 조기전환 불가피
취약한 지배구조-경영권 위협 극복 과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 1월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개최된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하고 있다.ⓒ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 1월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개최된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하고 있다.ⓒ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별세하면서 그룹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8일 재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이 조 사장으로의 경영 승계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조 회장의 두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일탈로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된 상태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별세로 그룹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됐지만 당장 그룹과 주력 계열사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대표이사가 조 회장 측근인 석태수 부회장으로 그는 지난달 말 주총에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대를 뚫고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또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도 조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유지되는 등 오너측 인사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 각 계열사 사장단이 전문적인 경영능력을 갖춘 인물들로 구성돼 있어 단기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한진그룹이 비상경영제체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시기가 문제일뿐 조원태 사장이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며 3세 경영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보유 지분이 낮아 취약한 지배구조와 상속세 문제 해결 과정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과 국민연금의 견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중 조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우호 지분은 28.95%(이하 보통주기준)다. 하지만 이 중 조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어 조 사장의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질 수 밖에 없는 상속세(일반 상속세율 50% 단순 적용시)를 지분으로 납부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우호 지분은 20.03%로 줄어 현재 KCGI 및 국민연금의 합산지분 20.81%보다 적게 된다.

이는 한진칼의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받게 된다는 의미로 한진칼이 최대주주인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 지배구조 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조 사장측 우호지분은 33.34%에 이르지만 정작 조 사장의 보유지분은 없다.

조 회장의 보유 지분 이양을 통한 경영권 승계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과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등으로 향후 오너의 경영권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서울 첫째 날인 지난해 1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행사'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오른쪽)으로부터 성화를 전달받고 있다.ⓒ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서울 첫째 날인 지난해 1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행사'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오른쪽)으로부터 성화를 전달받고 있다.ⓒ대한항공
그동안 아버지인 조 회장이 그룹과 계열사 전반에 끼친 영향력이 절대적인 점도 조 사장에게는 부담이다. 부친의 그림자가 너무 강하다보니 자신의 경영 능력을 펼쳐보일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조 회장은 명실상부한 한진그룹 총수로 그동안 그룹 경영에 관한 사안을 모두 직접 챙겨왔다.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해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은 상실했지만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해 왔다.

또 주총에 앞서 그룹 핵심계열사인 한진칼·대한항공·(주)한진을 제외한 6곳의 계열사 임원직을 연말까지 내려놓겠다고 선언했지만 이전까지는 진에어·정석기업·한진정보통신·한진관광(등기임원)·한국공항·칼호텔네트워크(이상 비등기임원) 등 총 9곳의 회사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왔다.

조원태 사장은 지난 2003년 한진정보통신으로 입사해 2004년 대한항공 경영기획팀 부팀장 등을 거쳐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으로 선임됐고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하며 부친과 경영을 함께 이끌어 왔다. 지난해부터 조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서는 행보를 보여 왔지만 아직까지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이와함께 오너리스크로 침체된 조직내부도 다독이는 한편 땅콩회항에 이은 물컵갑질 등 오너가의 일탈로 좋지 않은 국민여론을 감안한 그룹 이미지도 개선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럽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분 이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속세 문제와 이로 인한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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