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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 별세로 그룹-대한항공 지배구조 개편 예상


입력 2019.04.08 10:59 수정 2019.04.08 11:33        이홍석 기자

조원태 사장 경영권 승계 과정서 해결 현안들 많아

글로벌 네트워크 약화...델타 조인트벤처·IATA 연차총회 '비상'

조원태 사장 경영권 승계 과정서 해결 현안들 많아
글로벌 네트워크 약화...델타 조인트벤처·IATA 연차총회 '비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그룹과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변화가 불가피해보인다. 조 회장의 별세에 따라 한진그룹 전체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조 회장의 별세로 그룹 회장직은 자동으로 공석이 됐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이 좌절됐지만 아들인 조원태 사장이 지난 2016년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조 회장의 별세로 당장 그룹과 대한항공에는 리더십 부재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974년 대한항공 입사 후 약 18년 만인 1992년 사장에 오르면 등기 임원이 됐고 1999년 선친인 고 조중훈 창업회장에 이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2003년부터는 고 조중훈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한진그룹 회장에도 올랐다.

그룹 회장직인 조원태 사장이 승계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속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최근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과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등으로 향후 오너의 경영권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다.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중 조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우호 지분은 28.94%다. 하지만 이 중 조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어 조 사장의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조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경영권 승계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터라 향후 경영 승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조 사장으로서는 경영권 승계 해법을 모색하는 동시에 오너리스크로 침체된 조직내부도 다독여야 한다. 여기에 외부세력의 경영권 위협을 방어할 방안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땅콩회항에 이은 물컵갑질 등 오너가의 일탈로 국민여론이 좋지 않아 그룹 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도 조 사장에게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약 20년간 CEO를 맡아온 대한항공도 리더십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원태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고는 있지만 조 회장이 워낙 오랫동안 맡아온 회사이다보니 아직도 그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조 회장의 별세에 앞서 두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일탈로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돼 대한항공 사내이사 중 오너 일가는 조원태 사장이 유일한 상황도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유가 상승으로 인해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돼 올해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오너십 약화가 회복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2017년 6월 23일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운영을 통한 양사간 협력 강화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2017년 6월 23일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운영을 통한 양사간 협력 강화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대한항공
지난 2017년 6월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운영을 통한 양사간 협력 강화 계약을 체결한 뒤 미주-아시아 네트워크 확대와 동남아 중장거리 신규 노선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조 회장의 부재로 탄력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당장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 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항공업계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조 회장의 부재가 회의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함께 오는 2023년까지 별도기준 매출액 16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7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 중장기 비전도 실현 여부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그룹과 대한항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의 공백을 당장 메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조 사장이 경영권 승계와 함께 그룹을 잘 수습해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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