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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시험발사 가능성…'위기의 4월' 재현되나


입력 2019.04.08 01:00 수정 2019.04.08 06:02        이배운 기자

최고인민회의·태양절·한미정상회담 타이밍 노려 도발 가능성

美본토 핵타격 위협 현실화, 대북 '군사옵션' 검토 될수도

최고인민회의·태양절·한미정상회담 타이밍 노려 도발 가능성
美본토 핵타격 위협 현실화, 대북 '군사옵션' 검토 될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이달 중 '평화적 우주개발' 명분을 내세우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감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최고인민회의, 김일성 주석 생일 등 정치적 기념일에 맞춰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고 요구사항을 관철하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시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11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향후 북미협상 방향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중요한 고비를 앞뒀을 때마다 들렸다는 삼지연군을 최근 시찰하고 돌아온 것으로 전해져 모종의 '중대결심'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른다.

한미정상회담을 겨냥해 강경 메시지를 표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1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자 북한 최대 국경일인 '태양절'에 맞춘 도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은 지난 몇 년 동안 대내외에 군사력을 과시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취지로 태양절에 맞춰 무력 도발 및 대규모 열병식을 벌여왔다.

북한은 2016년 4월 15일에 무수단 계열 미사일을 발사했고 일주일 뒤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또 2017년 4월 16일에는 함경남도에서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고 같은 달 29일에도 평안남도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 ⓒ노동신문

심상치 않은 징후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1일 "북한이 동창리 장거리미사일 발사장 보수를 사실상 마쳤다"며 "최고지도부가 결심하면 언제든 발사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전했다.

또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창리 미사일 시설에 대해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인 지난 2월부터 외형 복구에 착수해 공사를 대부분 완료했다"고 말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미국과 협상을 지속할지, 그리고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중단을 유지할지 등을 곧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단순한 개보수 작업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0일 '미국 금지된 미사일 시험을 올해부터 시작할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국방성의 미사일 실험 계획을 보도했다.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미국의 미사일 실험 계획을 거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신문은 같은 달 13일 '중국에서 본격화 되고 있는 우주 개발 사업'이라는 보도를 통해 중국의 달 탐사와 통신위성 등 우주개발사업 현황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평화적 위성 발사로 위장한 미사일 시험을 재개하기 전에 명분 확보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지난해 2월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을 진행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를 선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해 2월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을 진행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를 선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ICBM 시험 발사를 강행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평화적인 비핵화 해법에 대한 인내심을 잃고 '군사적 옵션'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해 초 미국과 대화국면으로 접어들기 직전까지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주체조선의 핵무력" 등 발언으로 핵미사일의 타격 대상이 미국임을 분명하게 명시해왔다.

현재 북한은 ICBM 완성의 마지막 단계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목전에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추가적인 ICBM 시험발사를 감행해 이 기술을 확보했음을 증명하면 미국은 북한의 타격 위협을 받기 전에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테런스 오쇼너시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은 상원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김 위원장이 한반도 분쟁 시 핵과 ICBM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일단 평화적 우주개발을 명분으로 내세워 로켓발사를 감행하고 그 다음에는 대놓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선전해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며 "재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초강수를 꺼내들지 모른다. 2020년에 가까워질수록 한반도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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