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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삐걱거리는 스마트원전…“사업추진체계 재정립 시급”


입력 2019.04.04 14:23 수정 2019.04.04 18:11        조재학 기자

사우디 건설 예정 1호기 건설제의서 스마트파워 아닌 한수원이 제출

김두일 스마트파워 대표 “설립 목적대로 스마트원전 상용화 주도 원해"

스마트원전 수출 전담 법인 설립…포스코건설 등 13개사 주주 참여

탈원전으로 존폐위기 몰린 원자력 산업계 스마트원전 수출에 사활

김두일 스마트파워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에스타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두일 스마트파워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에스타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사우디 건설 예정 1호기 건설제의서 스마트파워 아닌 한수원이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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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소형원전으로 주목받는 스마트원전(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스마트원전 상용화 및 건설, 수출을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스마트파워’가 아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건설제의서를 사우디 원자력‧재생에너지원(K.A.CARE)에 제출함에 따라 아직까지 사업추진체계가 확정되지 않아서다.

3일 김두일 스마트파워 대표는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한수원이 스마트원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환영하지만, 아직 한수원과 공식적으로 사업구도에 대해서 논의한 바가 없다”며 “스마트파워는 설립 목적대로 스마트원전 상용화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파워는 지난 2014년 스마트원전 수출을 전담하는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수산ENS, 일진전기, 일진파워, 한전KPS, 우리기술 등 총12개 회사가 주주로 참여했으며, 최근 금화PSC가 주주로 참여함에 따라 13개로 늘어났다. 한수원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스마트원전 사업은 지난 2015년 3월 한국과 사우디 양국이 스마트 파트너십(SMART Partnership) 구축에 합의하고, 같은 해 9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K.A.CARE가 SMART 건설 전 상세설계(PPE) 협약을 체결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사우디는 ‘비전 2030’과 ‘국가개조계획’ 등에서 소형원전 기술 확보 및 자국 내 건설을 중요 과제로 삼았다. 이 때문에 아직 상용화가 진행 중인 SMART PPE 사업을 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협약에 따르면 스마트원전 1호기는 사우디에 건설된다.

김 대표는 첫 소형원전 수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스마트원전 사업은 내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11월 SMART PPE 사업 완료 시점에 맞춰 스마트파워는 사우디에 건설제의서를 제출해야 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 달리 스마트파워가 아닌 한수원이 사우디에 건설제의서를 제출했다. 지난 3월 개최된 ‘제8차 SMART PPE 사업 추진위원회’에서 사우디 측 요청에 따라 한수원이 건설제안서 작성을 주관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기존 계획이 헝클어지면서 사업추진체계가 불명확해진 상황이다.

김두일 스마트파워 대표.ⓒ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두일 스마트파워 대표.ⓒ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 대표는 “워룸(War Room)을 구성해 건설제의서 작성에 나섰지만, 지난해 5월 원자력연구원이 건설제의서 작성 중단을 요청했다”며 “PPE 사업 주체는 원자력연구원이고 스마트파워는 건설주체이기 때문에, 건설제의서 작성은 중단했지만 지난해 말 건설계획서를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수원이 원자력연구원에 도움을 받아 건설제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들었다”며 “정부가 조정역할에 나서 사업추진체계를 최종적으로 재정립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원자력연구원의 성능보증과 피동안전계통에 관한 새로운 표준설계 인가(SDA)도 스마트원전 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스마트원전 상용화를 위해 스마트파워에 기술이전하기로 돼있지만, 성능보증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 SDA 획득에 최소 2~3년 소요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 대표는 “원자력연구원 규칙 상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제품에 대해서 성능보증을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사업자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SDA의 경우 올해말 인허가 신청을 하면 최소 2~3년이 소요되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소형원전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힌다. 미국 내비건트 리포트(Navigant Report)에 따르면 소형원전은 2030년까지 18.2GWe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00MWe급인 스마트원전으로 환산 시 182기에 해당한다. 일본 전력중앙연구원(CRIEPI)도 2050년까지 소형원전 450~850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존폐위기에 몰린 원자력 산업계는 스마트원전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대표는 스마트원전의 성공적 수출을 위해 무엇보다 우리의 준비상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스마트원전 수출준비가 완벽하다면 사우디가 아닌 다른 나라에도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사업체의 ‘연대(Solidarity)’를 통해 스마트원전 사업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원자력 산업에서의 ‘국수주의’를 떨쳐내야 한다고 진언했다.

김 대표는 “프랑스는 중동사업 경험이 부족해 독일 P사로부터 사우디 원전 수출 프로젝트를 컨설팅을 받았다”며 “사업의 국수주의를 떨치고, 우리가 국외 인력과 기자재를 사용하는 등 상호협력해야 한다. 사업에서는 ‘역지사지’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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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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