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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는 하퍼, 야유 속에도 배트플립 ‘시전’


입력 2019.04.04 00:01 수정 2019.04.03 23:40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친정 워싱턴 첫 방문경기서 홈런 포함 3안타

쏟아지는 야유에도 ‘빠던’으로 특유의 파이팅 과시

브라이스 하퍼가 쏟아지는 야유 속에도 맹타를 휘둘렀다. ⓒ 게티이미지 브라이스 하퍼가 쏟아지는 야유 속에도 맹타를 휘둘렀다. ⓒ 게티이미지

‘슈퍼스타’ 브라이스 하퍼(26·필라델피아)가 이적 후 첫 방문한 내셔널스파크에서 쏟아지는 야유 속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배트를 돌렸다.

하퍼는 3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3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8-2승.

경기 전날 “나를 환영해줄 것”이라는 조심스런 기대도 했던 하퍼에게 워싱턴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일부 워싱턴 팬들은 “하퍼는 배신자를 넘어 이젠 적”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팬들로서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사랑했던 만큼 미움도 컸다.

하퍼는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워싱턴에 입단한 뒤 7시즌 통산 927경기 184홈런 521타점 타율 0.279, 출루율 0.388, 장타율 0.512를 기록했다. MVP를 차지할 정도의 기량은 물론이고 올스타 6회에 선정될 만큼 스타성도 갖춘 슈퍼스타였다.

2012년 빅리그 데뷔 후 지난 시즌까지 워싱턴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하퍼는 올 시즌을 앞두고 13년 총액 3억3000만 달러의 역대급 FA 계약을 맺고 필라델피아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적도 이적이지만 NL 동부지구 라이벌 팀을 택했다는 것에 워싱턴 팬들은 분개했다.

지난 2001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시애틀을 뒤로하고 라이벌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뒤 첫 친정 방문에서 팬들의 거센 야유에 시달렸다. 당시 로드리게스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퍼도 계속되는 야유에 충격을 받은 탓일까.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며 필라델피아의 3연승을 이끌던 하퍼는 절친한 동료였던 선발 슈어저 앞에서 두 타석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야유를 보내던 워싱턴 팬들은 환호했다.

하퍼는 워싱턴 팬들을 자극할 '빠던'까지 선보였다. ⓒ 게티이미지 하퍼는 워싱턴 팬들을 자극할 '빠던'까지 선보였다. ⓒ 게티이미지

하지만 하퍼는 하퍼였다.

2-0 앞선 4회 1사 1루에서 슈어저를 공략해 우측 2루타를 날린 뒤 포효했다. 5-0으로 스코어가 벌어진 6회에는 2사 1루에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뽑았다. 8회 1사 1루에서는 우중간 담장 넘어가는 대형 홈런(비거리 139.6m)을 터뜨렸다. 시즌 3호. 하퍼는 타구를 바라보며 천천히 걷다가 자극적인 배트플립까지 ‘시전’하며 워싱턴 팬들 가슴에 못을 박았다.

하퍼는 하퍼였다. 쇼맨십이 강했던 하퍼는 ‘옛 팬들’ 앞에서 이른바 ‘빠던’까지 감행하는 파이팅(?)을 보여주며 화끈한 밤을 보냈다.

한편, 개막 4경기 치른 시점이지만 필라델피아는 ‘하퍼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퍼가 합류한 필라델피아는 2011년 이후 8년 만에 개막 시리즈 스윕에 이어 104년 만에 개막 4연승을 질주하며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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