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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상의 정비사업 ‘빅매치’] 서울 동북권 핵폭탄 장위6구역...대우건설 VS. 롯데건설


입력 2019.04.05 06:00 수정 2019.04.05 08:23        권이상 기자

계획대로라면 이달 28일 총회 거쳐 최종 시공사 결정될 예정

계획대로라면 이달 28일 총회 거쳐 최종 시공사 결정될 예정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 시공권 수주를 위한 입찰에 어느때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현금 퍼주기식 출혈경쟁이 사라진 탓도 있지만, 수주 보릿고개가 예고된 상황에서 시공권을 따내기가 예전만 못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눈높이가 높아진 조합원들의 입맛을 돋우워줄 만한 조건을 하나라도 더 담아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혹자는 입찰 제안서만 봐도 어느 건설사가 시공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가름할 수 있다고 한다. 경쟁입찰 ‘빅매치’가 성사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의 입찰 제안서를 들여다 보고, 현장이야기를 담아 사업의 향방을 예측해본다. [편집자주]

장귀6구역 조감도.ⓒ서울클린업시스템 장귀6구역 조감도.ⓒ서울클린업시스템


서울 동북권 뉴타운의 핵심지로 꼽히는 장위뉴타운. 최근 이곳에 정비사업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바로 예정공사비 3231여억원 규모로 올 상반기 정비사업 시장의 핵폭탄급으로 떠오른 장위6구역이 시공사를 낙점하기 위해 고르던 숨을 가파르게 쉬고있기 때문이다.

시공권을 노리는 건설사는 정비사업 전통강자인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만만찮은 상대들이 붙었다. 이 두 건설사의 격돌은 지난 2017년 9월 총력전을 펼쳤던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 이후 약 2년만이다. 신반포15차의 시공권은 대우건설이 따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쟁입찰 결과가 대형사들의 수준전을 점화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정비사업 시장 분위기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꼽는다.

그런데 아직 어느 건설사가 시공권을 거머쥘지 판가름하기는 이르다. 다만 두 건설사가 조합에게 제시한 입찰 제안서만이 유일한 단서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역시 조합원들의 최종 면접을 앞두고 긴장감을 나타내고 있다.

장위6구역은 성북구 장위동 25-55번지(10만5163㎡) 일대를 대상으로 한다. 조합은 이곳을 재개발해 지하 3층, 지상 29~33층 15개동 1637가구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할 예정이다.

이곳은 광운대, 성북청소년수련관을 비롯 초·중·고교가 단지 주변에 포진해 있다. 또 우이천을 끼고 있으며, 중량천과 근접한 생활여건에 북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도 가까워 장위뉴타운에서도 노른자위로 평가받고 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제시한 입찰 제안서를 보면 두 건설사 모두 공사비를 최대한 낮추고 특화설계를 입혀 주변 입지환경을 살린다는 방안이다.

우선 가장 예민한 부분인 3·3㎡당 공사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사비는 아파트의 품질과 조합원들의 분담금 등에 영향을 미친다. 공사비가 너무 낮으면 아파트 품질이 떨어지고, 너무 높으면 조합원 부담이 가중된다. 공사비는 시공사의 건설 능력과 노하우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대우건설은 장위6구역의 3.3㎡당 공사비를 426만6900원으로 제안했다. 이는 조합이 기준을 세운 원안인 건축 연면적 25만368㎡에 맞춘 것이다.

다만 대우건설은 별도로 특화안을 제시했다. 이는 외관과 조경, 커뮤니티시설, 필로티설계, 상가 등(총 공사비 266억원) 특화건축 연면적(25만5359㎡)을 늘리는 대신 공사비를 3.3㎡당 418만3533만원으로 조정했다. 건축 면적이 넓어지는 대신 3.3㎡당 공사비 상한을 넘지 않기 위한 것이다.

롯데건설은 총 연면적 25만368㎡에 대한 3.3㎡ 공사비를 426만6000원으로 대우건설과 비슷한 수준에 맞췄다. 롯데건설은 특화계획이 없다는 뜻을 제안서에 명시했다.

각 건설사가 제시한 조합원 특별제공 품목을 보면 대우건설서과 롯데건설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동일하게 제시한 조합원 제공품목은 ▲발코니 확장 및 로이복층 이중창 새시 ▲시스템에어콘(2개) ▲50인치 LED TV ▲대형 냉장고 ▲하이브리드 국탑 등이다.

대우건설은 추가로 ▲드럼세탁기 ▲전기건조기 ▲무선청소기 ▲고품격 드레스룸·화장대·펜트리(해당 평형) ▲부부욕실 비데 ▲IoT 터치스크린·스위치·원패스 ▲자녀방 붙박이장 ▲음식물 탈수기 ▲전동 빨래 건조대 ▲실내 공기청정시스템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현관미세먼지 에어샤워시스템 ▲침실 붙박이장 ▲김치냉장고 등으로 차별를 꽤했다.

장위6구역 시공자 입찰 제안 비교표. ⓒ장위6구역 조합 장위6구역 시공자 입찰 제안 비교표. ⓒ장위6구역 조합


입찰 제안서 비교표를 보면 이주비 대여 항목도 각 건설사의 계획이 다르다. 대우건설은 기본 이주비 LTV 60% 보장과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경쟁입찰 방식으로 최저 금리를 통한 금리 조건(시공자 무이자 대여)을 항목에 넣었다.

롯데건설은 조합에서 선정한 금융기관 대출 조건 기준에 따르기로 했다. 다만 조합이 총회의결을 통해 추가이주비를 요청할 경우 롯데건설이 지급 보증을 서기로 했다.

사업비 대여조건을 보면 대우건설은 항목 전체에 무이자로 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건설 역시 무이자 대여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한도를 1000억원으로 제한했다.

착공시기를 보면 대우건설이 가능한 빨리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모두 착공 후 32개월 이내를 제시했지만 대우건설은 실착공 시기를 2020년 10월(이주 완료 후 4개월 이내)로, 롯데건설은 2020년 12월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입찰조건만 보면 대우건설이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대우건설이 혜택이 좋다보니 다소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게다가 정비사업 업계에서 롯데건설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7년도 시공자로 선정된 잠실 미성크로바 추가 이주비 대출과 이사비 문제해결을 통해 자금력과 기업의 신뢰를 증명했다. 이를 통해 탄탄한 재무구조 및 신용등급의 시공사 자체 지급 보증을 통한 자금 조달을 제안했다.

사업에 대한 신속한 추진 또한 롯데건설의 강점 중 하나다.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롯데건설은 길음 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인접 재개발 사업장 대비해 시공사 선정에서 이주까지 2년이나 앞서는 압도적인 추진력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지난 1년간 공들인 결실을 맺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롯데건설은 기업안정성, 신속한 사업추진력, 강남을 위주로 한 수주 및 착공실적 등을 보유해 장위6구역 시공권의 주인을 섣불리 예측할 순 없다"고 전했다.

한편 장위6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8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입찰 제안서를 기준에 맞는 최종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이상 기자 .박진희 디자이너 권이상 기자 .박진희 디자이너
계획대로라면 장위6구역 조합은 이달 28일 시공사 총회를 개최해 최종적으로 조합원들이 시공사를 결정하게 된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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