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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까지 불어닥친 아파트 경매 '한파'…재건축 낙찰가도 폭락


입력 2019.04.03 06:00 수정 2019.04.03 06:11        권이상 기자

6년 만에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80% 초반 맴돌아

강남3구 응찰자수는 지난해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줄어

6년 만에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80% 초반 맴돌아
강남3구 응찰자수는 지난해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줄어


 아파트 경매 시장의 한파가 강남권까지 번지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도 잇달아 경매에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아파트 경매 시장의 한파가 강남권까지 번지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도 잇달아 경매에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여전히 한파다.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경매 시장 분위기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180도 달라졌다.

특히 불과 1년 전만해도 경매 물건 1건에 수십명이 몰려 감정가의 20~30% 웃돈을 줘야했던 강남권 아파트들도 경매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갭투자 실패와 금융비용 부담으로 발생한 경매 물건 쏟아질 예정이지만, 대출규제 등으로 낙찰되는 물건이 적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경매 시장의 한파가 강남권까지 번지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도 잇달아 경매에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집값 하락이 지속되자 고가 낙찰됐던 아파트들도 주인을 찾지 못해 유찰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실제 지지옥션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경매 낙찰가율은 82.70%로 전월인 2월 85.74% 대비 0.3%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서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3월 101.75%를 기록한 이후 하락과 상승을 반복반 후 1년만에 19%포인트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9월 고점(107.28%)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24.58%포인트가 떨어졌다. 또 올 1분기(1~3월) 평균 낙찰가율은 88.62%로 지난해 동기 101.24%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평균 응찰자수도 감소하고 있다. 서울 평균 응찰자수는 지난해 3월 6.63명이었는데, 올 3월 5.92명으로 하락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80% 초반을 기록한 건 2013년 10월(82.47%) 이후 처음이다”고 전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서울 경매시장의 한파가 강남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권의 경우 대기 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많아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대부분 감정가보다 높은 값에 낙찰되곤 했다.

특히 투자성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들은 실거래가보다 낮은 감정가이면 1건에 수십명이 응찰하기도 했다.

강남 3구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 동향. ⓒ지지옥션 강남 3구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 동향. ⓒ지지옥션



지지옥션이 분석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경매동향을 보면 지난달 낙찰가율은 70.1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101.31%과 비교하면 31%포인트 이상이 하락한 것이다. 그나마 3월 낙찰가율은 지난 2월 낙찰가율 52.75%와 비교하면 17%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평균 응찰자수는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이다. 서울 강남3구의 평균 응찰 수는 지난 1월 4.14명, 2월 1.25명, 3월 3.5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월 15.08명, 2월 12.64명, 3월 6.56명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강남권 재건축이 경매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은 낙찰가와 낙찰 여부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26일 진행된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83㎡ 경매물건에 대한 1회차 경매가 유찰됐다. 이 아파트의 감정가는 20억9000만원이었는데, 1회 유찰 후 20% 삭감된 16억72000만원에 이달 10일 경매가 진행된다.

또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전용 78.1㎡)는 최초 감정가 18억4000만원에 1회 유찰되고 나서 오는 17일 재입찰될 예정이다.

재건축 사업이 한창인 아파트도 경매에서 유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월 28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전용면적 81.88㎡ 역시 감정가 13억3000만원에 진행된 1차 경매에서 유찰됐다. 진주아파트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로 사업 추진이 빨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도 피한 단지다.

이 아파트의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17억5000만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억원 이상이 하락한 것이다.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이 경매에서도 주인을 찾기 힘든 것은 바로 대출규제 영향이 가장 크다. 대부분 가격이 높아 대출이 불가피한 물건들이 많은데, 정부가 대출을 꽁꽁 묶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는 4월과 5월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공시가 상승으로 보유세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 경매의 매력을 더욱 떨어트리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값이 몇 달째 연속 하락하고 있고,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강화, 대출규제, 보유세 인상 등 악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 경매시장의 한파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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