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축구종합센터 유치 열기 들끓는 상주…최적지 여부 살펴보니


입력 2019.04.01 01:00 수정 2019.04.01 06:07        정도원 기자

도로·철도·항공 3박자 갖춘 '사통팔달' 요지

예정 면적 94.4%가 국·공유지, 용도변경 불요

10만 인구에 프로축구단 운영 '축구의 도시'

"축구종합센터, 의지·열의 있는 곳 건립돼야"

대한축구협회 현장실사 앞둔 축구종합센터 유치 경쟁
전국 각지 지자체장, 상주 유치 지지 서명 나서


황천모 상주시장과 상주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지난달 1일 경북 상주 도심에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상주유치 희망 시민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상주시청 황천모 상주시장과 상주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지난달 1일 경북 상주 도심에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상주유치 희망 시민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상주시청

대한축구협회(이하 축협)가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사용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부지를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2차 심사까지 통과한 경북 상주시의 막바지 총력전이 주목받고 있다.

축협이 1500억 원을 들여 새로 지을 축구종합센터에는 관중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형 스타디움과 10면의 천연잔디구장, 2면의 인조잔디구장, 4면의 풋살구장을 비롯 다목적체육관과 컨벤션센터, 체력단련실과 수영장 등의 시설들이 들어선다. 선수 3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숙소·식당·휴게실과 직원 200여 명이 상근할 수 있는 사무동도 갖춘다.

이같은 복합시설 마련에는 최소 33만㎡의 공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앞서 태릉에 있던 국가대표 선수촌도 충청북도 진천으로 이전했다. 입지 조건과 국토 균형 발전을 고려할 때, 영남권 등 지방으로 옮겨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축협은 1차 서류 심사를 통해 공모에 신청한 24개 지자체 중 12개를 선정했다. 이어 2차 심사에서 다시 그 중 8개 지자체를 남겼다. 축협은 이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사를 한 뒤, 우선협상대상 지자체 세 곳을 선정할 방침이다.

최종 후보지는 오는 6월 결정된다. 상주시 관계자들은 2차 심사를 통과한 후보지 중 경북 상주에 관계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북 의성군수·군위군수는 물론 경기도 광주시장과 전북 고창군수·전남 곡성군수·부산 연제구청장·대구 남구청장 등이 축구종합센터의 상주 유치를 지지하는 서명을 했다. 경북의 23개 지자체 축구협회 중 포항 등 20곳이 상주를 지지하고 나섰다.

상주시 관계자들은 이런 움직임을 '객관적인 입지 적합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황천모 상주시장과 시 관계자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도로·철도·항공 등 뛰어난 접근성 △예정 부지가 대부분 국·공유지로 개발 여건 호조 △기후 조건이 좋고 의료 지원도 원활 △축구 열기가 높으며 탄탄한 스포츠 인프라 △시에서 내건 파격적 지원 조건 등이 상주의 경쟁력으로 보인다.

도로·철도·항공 3박자 갖춘 '사통팔달' 요지
"공모 지자체 중 접근성 상주만한 곳이 없다"


상주 상무와 강원 FC 간의 K리그 홈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2일, 관중석을 메운 상주시민 관중들이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염원하는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상주시청 상주 상무와 강원 FC 간의 K리그 홈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2일, 관중석을 메운 상주시민 관중들이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염원하는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상주시청

경북 상주는 대한민국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만큼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자랑한다. 중부내륙고속도로·당진~상주~영덕 고속도로·상주~영천 고속도로가 시를 지나가며, 나들목도 6개에 이른다. 전국 어디에서든 차량으로 2시간대에 상주에 닿을 수 있다.

축구종합센터가 완공되는 2023년에는 철도를 통해 서울까지 한 시간 거리로 좁혀진다. 수서에서 출발하는 중부내륙고속철도가 이천 부발까지 이미 완공됐으며, 충주까지 1차 개통에 이어 이 시기까지는 문경까지 완전 개통될 예정이다. 고속철도가 수서에서 문경까지 45분만에 주파하며, 문경에서 축구종합센터 후보지까지는 리무진 버스로 15분 거리다.

또 중부내륙고속철도는 예타가 면제된 남부내륙고속철도와 연결되면서, 문경~점촌~상주~김천도 고속철도로 이어질 예정이라, 중장기적으로 상주에 들어서는 축구종합센터는 고속철도의 직접적 수혜 대상이 된다.

축구종합센터의 필수 조건인 항공 교통도 타 후보지에 비해 유리하다고 상주시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여야가 모두 동의하는 가운데, 이전 작업에 탄력을 받고 있는 대구국제공항이 경북 의성·군위군으로 옮겨오면 공항에서 후보지까지는 불과 30분 거리다.

황천모 상주시장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축구종합센터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에 들어서야 한다"며 "축구종합센터 공모 지자체 중 접근성이 상주만한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예정 면적 94.4%가 국·공유지, 용도변경 불요
부지매입·용도변경에 쏟을 노력 절감 기대돼


상주의 축구종합센터 예정 부지는 사벌면 화달리 일대다. 부지 면적은 43만㎡로 축협의 계획 부지보다 10만㎡가 더 넓다. 특히 부지의 94.4%가 국·공유지라 부지 매입에 큰 노력이 들지 않는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부지의 용도도 계획관리지역이라 용도변경이 필요없다. 농림지역이나 보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면 개발에 제한이 많다. 한 관계자는 "경북 상주에 축구종합센터를 건립하는데에는 용도 변경이 필요없는 것만으로도 사업 기간이 18개월 이상 단축될 것"이라며 "부지 매입이나 기타에 드는 노력까지 절감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드벤티지를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부지의 지질 또한 축구종합센터 조성에 적합한, 완만한 구릉지인 점도 장점 중의 하나로 거론된다.

강수량 적고 풍속 산들바람 수준…축구 최적화
깨끗한 대기 "작년 미세먼지 오염도 가장 낮아"


상주는 경북 서북부의 내륙 지역에 위치해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풍부한 반면 풍속은 산들바람 수준으로 낮다. 야외 구기 종목인 축구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1년 중 가장 추운 1월의 평균 기온도 영하 1도 내외에 불과해, 체육시설 입지로 선정되면 1년 365일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게 강점이다.

내륙 지역으로 대기가 깨끗하다는 점도 최근 부각되는 이슈다. 시 관계자는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공모에 응한 지자체 중 통계가 없는 경북 경주·예천, 전북 장수를 제외하고서는 지난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낮은 곳이 상주"라며 "선수들이 마음놓고 뛸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유사시 의료 지원이 신속·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상주성모병원과 상주적십자병원 등 2개의 종합병원이 상주 관내에 있어, 후보지로부터 20분 내에 후송 가능하다. 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동산의료원 등 대구의 대학병원까지도 1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10만 인구에 프로축구단 운영 '축구의 도시'
홈 개막전에 시 인구 5% 유료관중 입장 진기록


상주 상무 대 강원 FC의 K리그 홈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2일, 상주시민들이 상주시민운동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유료 관중 5327명이 입장하며, 10만 인구 상주시민의 5% 이상이 유료 입장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상주시청 상주 상무 대 강원 FC의 K리그 홈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2일, 상주시민들이 상주시민운동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유료 관중 5327명이 입장하며, 10만 인구 상주시민의 5% 이상이 유료 입장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상주시청

상주는 인구 10만 명의 중소도시임에도 상주 상무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는 축구의 도시다. 국군체육부대와 지난 2011년 연고협약을 체결한 뒤, 상주시장을 구단주로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축구단 산하에는 유소년 축구선수단도 있어, 함창중과 용운고 등 학생 선수 107명을 전문지도자들이 키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구 10만 명의 중소도시가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전국적으로 다른 사례가 없는 일"이라며 "상주시민의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이라고 자신했다.

지난달 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강원 FC의 홈 개막전 때는 유료 관중 수가 5327명을 기록했다. 지역 인구의 5% 이상이 자발적으로 자기 돈을 내고 축구를 관람한 셈이다. 베트남의 '축구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도 상주 상무 감독을 거쳤는데, 당시 상주시민들의 축구 사랑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군복무 중인 상주 상무 소속의 스타 플레이어들과 국가대표 선수들이 상주를 연고로 K리그 경기를 함으로써 축구 붐 조성과 인프라 구축에 선순환 구조를 내고 있다. 축구종합센터가 들어서면 국가대표팀과 상주 상무 간의 연습 경기가 수월하다는 것도 차별화되는 이점이다.

상주시민운동장 축구장, 시민체육공원 축구장 외에 낙동강변 중동체육공원에 축구장 3면이 조성돼 있는 등 생활축구 인프라가 탄탄해 축구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 내로 축구장 1개 면을 추가 조성할 예정"이라며 "상주에 캠퍼스가 있는 경북대와 연계해 스포츠 관련 연구, 전문체육인 육성, 교육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 인프라 외에도 종합스포츠 인프라 '넘실'
국제승마장·시청사이클팀 '행정지원 노하우'


축구 외에도 체육 관련 인프라가 풍부하게 갖춰져 있다는 점도 상주의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상주국제승마장에는 매해 10개 이상의 전국 대회가 열린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단위의 승마 대회가 69회 열렸다. 이 기간 승마 강습 인원이 24만 명에 이른다. 2010년에 열린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에는 20여 개국 200여 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상주가 승마 중심 도시로 부상하게 된 원동력이다.

상주시청 여자사이클팀은 2003년 창단 이후로 맹활약하며 '자전거 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상주는 가구당 자전거 보유 대수가 2대가 넘는 국내 대표 '자전거 도시'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는 상주시청 소속 나아름 선수가 개인 도로 1위를 차지하는 등 금메달 4개를 가져왔다.

상주의 낙동강 상주보와 낙단보에는 수상레저센터가 들어서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카누·카약·윈드서핑·딩기요트·제트스키 등 무동력·동력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낙단보에 들어선 수상레저센터는 일반조종면허시험 면제 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수상 레저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이 곳에서는 일정 시간 이상 교육을 받으면, 시험이나 실기 없이 모터보트 등 수상레저기구 2급 조종면허를 딸 수 있다.

상주시, 파격적인 유치조건·행정지원 내걸어
"축구종합센터, 의지·열의 있는 곳 건립돼야"


황천모 상주시장과 시 관계자들이 지난달 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 대 강원 FC의 홈 개막전에서 관중석을 돌며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시민들의 힘을 보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상주시청 황천모 상주시장과 시 관계자들이 지난달 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 대 강원 FC의 홈 개막전에서 관중석을 돌며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시민들의 힘을 보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상주시청

상주시는 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할 경우, 건립비 1500억 원 중에서 83%에 해당하는 125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부지는 영구 사용, 20년 이상 임대나 축협이 원할 경우 최저가로 매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43만㎡에 이르는 전체 부지의 감정평가액은 약 50억 원 정도다.

또 200억 원을 들여 5㎞ 이내에 위치한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IC에서 화달리 후보지까지 이르는 진입도로를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하고, 50억 원을 투입해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2024년부터 매해 10억 원씩 총 100억 원의 축구발전기금을 마련하고, 선수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헬기와 최고급 리무진 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 계획을 수립했다.

시 관계자는 "축구종합센터 건립 전담팀을 만들겠다"며 "건축·농지전용 등 각종 행정절차를 '원스톱'으로 해결해 차질없이 축구종합센터가 건립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상주시가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사활을 거는 것은 축구 중심의 '스포츠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소도시로서는 드물게 프로축구단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상주시청 사이클팀과 국제승마장 운영의 성과와 노하우를 종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상주시는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8일 축협의 2차 심사를 통과한 상주시는 이달로 예정된 현장실사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축구종합센터 예정 부지의 경쟁력을 설명하고, 시민의 축구 열기를 알려 반드시 상주에 유치를 하겠다는 각오다.

황천모 상주시장은 "축구종합센터가 들어서면 상주는 국내외의 주목을 받는 '스포츠 도시'로 부상할 것"이라며 "축구종합센터는 유치의 의지와 열의가 있는 곳에 건립돼야 한다. 반드시 유치해 상주가 대한민국 축구와 스포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