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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가 정말 버닝썬 몸통? 그알이 놓친 것


입력 2019.03.26 08:11 수정 2019.03.26 08:13        데스크 (desk@dailian.co.kr)

<하재근의 이슈분석>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버닝썬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하재근의 이슈분석>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버닝썬 그 자체에 집중해야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의 친동생인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및 YG플러스 대표이사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홀트아동복지회 대강당에서 열린 YG엔터테인먼트 제21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며 소속 가수였던 빅뱅 승리의 성 접대 의혹, 클럽 버닝썬 사건 의혹,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양 대표는 “본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관계기관에서 진행되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히며 “종합적인 결과가 나오면 추가적인 입장과 향후 계획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의 친동생인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및 YG플러스 대표이사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홀트아동복지회 대강당에서 열린 YG엔터테인먼트 제21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며 소속 가수였던 빅뱅 승리의 성 접대 의혹, 클럽 버닝썬 사건 의혹,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양 대표는 “본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관계기관에서 진행되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히며 “종합적인 결과가 나오면 추가적인 입장과 향후 계획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승리가 버닝썬을 운영했고, 그 뒤엔 YG가 있으며, 그 뒤엔 막강한 권력자가 있다’고 사람들은 이미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버닝썬에서 불법행위가 벌어졌다는 말이 나오면 그것이 승리의 죄라고 생각하고, YG를 범죄집단이라고 비난한다. 여기서 벗어나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부정한다.

하지만 그 근거가 없다. 승리가 버닝썬을 운영했다는 가장 큰 근거는 승리가 방송에서 했던 말인데, 그 말은 거짓이었다고 승리가 해명했다. 그 외에 결정적인 물적 증거가 없다.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승리를 버닝썬 몸통으로 상정하는 의혹제기가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YG가 배후라는 단서는 더더욱 없다. 지나친 과열이다.

물론 의혹이 나중에 정말로 드러날 순 있는데 그건 그때 가서 드러난 사실로 따질 일이고, 지금 단계에선 이렇다 할 확증이 없기 때문에 예단을 조심해야 한다. 승리가 아무리 주점 등의 사업을 탈법적으로 했어도 모든 죄를 뒤집어씌울 순 없는 것이다.

만약 버닝썬의 몸통이 따로 있다면, 지금 연예인 얘기에 골몰하는 것이 진짜 몸통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 버닝썬 게이트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라도 결론을 승리로 정해놓고 접근할 것이 아니라, 예단 없는 상태에서 버닝썬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버닝썬을 파고든 결과 종착점에서 승리가 나온다면 그때 가서 승리가 몸통이었다고 확정하면 된다. 하지만 종착점에서 다른 이름이 나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그것이 알고 싶다’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승리의 필리핀 생일파티가 버닝썬 발대식이었다며 버닝썬을 승리와 그 친구들이 운영했다고 확정하듯 얘기하고, 심지어 삼합회 자금 세탁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그런데 그 근거가 없었다. 필리핀 생일파티는 초대인원이 백 명이 넘었다고 했는데 그게 어떻게 버닝썬만을 위한 모임이 되는지, 버닝썬 지분구조를 보면 호텔 측(전원산업)이 42%이고 유리홀딩스는 20%인데 이게 어떻게 승리와 그 친구들 것이 되는지, 삼합회가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세탁한다는 건지, 근거도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음모론만 제기하는 식이었다.

지상파 방송이 인터넷 의혹제기 수준의 방송을 한 셈이다. 이것이 나중에 사실로 밝혀질 수도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 방송이 주장하는 내용의 근거가 없었다는 건 문제다. 근거 없는 주장이 나중에 사실이 된다 해도 근거 없는 주장 자체는 정당한 주장으로 인정될 수 없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번 이재명 경기지사와 조폭의 유착 의혹을 제기할 때도 유력한 근거 없이 의혹만 강력하게 제기했었다. 합리적인 논의의 전개 없이 자극적인 시나리오만 던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이다.

보통 지분이 분산된 기업에서 누군가가 42% 정도 가지고 있으면 그가 바로 실소유주일 가능성이 높다. 버닝썬에선 호텔 측(전원산업)이 42%를 가졌고, 전원산업이 내세웠다는 이 모 공동대표가 8% 지분을 가졌다고 알려졌다. 그렇다면 승리, YG가 아닌 전원산업이 몸통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게다가 버닝썬의 일일 매출 보고가 호텔과 전원산업에 올라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문호 대표가 호텔 측과 자신이 버닝썬을 만들었다고 진작 주장했었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와 사람들은 이미 승리나 YG로 답을 정했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무시하고 승리가 버닝썬 몸통이라는 주장에만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버닝썬 그 자체에만 집중해야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승리 같은 연예인, YG 같은 연예기획사 이슈가 자꾸 전면에 나서면 정작 진실이 묻힐 우려가 있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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