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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불러놓고 본회의장 '텅텅'…대정부질문 달라진 위상


입력 2019.03.22 01:00 수정 2019.03.22 05:51        이유림 기자

각양각색 이유로 의원들 불참…들인 품보다 기삿거리 안돼 나서기 꺼려해

개인일정 이유로 의원들 불참…딴짓하는 의원도
매번 지적되는 문제지만 매년 심해져 이유는?


듬성듬성 비어있는 국회 본회의장 좌석.(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듬성듬성 비어있는 국회 본회의장 좌석.(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정부질문은 국회의원이 각 부처 장·차관을 불러놓고 현안을 묻는 자리이지만, 정작 본회의장 자리를 지키는 의원들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21일 진행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연신 단상으로 불려 나왔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의원들은 많지 않았다.

이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본회의장의 절반 이상은 빈자리였다. 의원들이 불참한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개인 일정이 있다거나, 초반에는 자리를 지키다 뜨는 경우도 있었다. 자당 의원의 질의가 없는 경우에도 불참이 많았다. 자리를 지켜도 스마트폰을 하거나 딴 짓을 하는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는 대정부질문 때마다 지적되는 문제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심해지는 양상이다. 대정부질문의 '달라진 위상'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요새 대정부질문은 여야 의원 통틀어 서로 안 하려 한다"며 "준비하는데 고생만 하지, 해도 언론 보도가 안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오래전 옛날에는 대정부질문에 나가게 해달라고 원내대표한테 돈 봉투도 갖다줬다는데, 지금은 거꾸로 돼버렸다"고 했다.

들인 품보다 기삿거리 안돼 나서기 꺼려해
대정부질문 준비도 소홀…"어차피 답변은 뻔해"


정 전 의원은 "(과거 신문을 보면) 대정부질문 한 사람들 사진이 쭉 나오고 질의 내용과 답변이 나왔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인센티브가 없는 것"이라며 "그나마도 정책 질의는 보도가 안 되고, 도를 넘어선 발언이나 공격적 발언을 했을 때 보도가 된다"고 지적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방송에서 "관례적으로 선수가 높은 의원이 먼저 질의를 한다. 저처럼 초선에 나이가 젊은 의원은 거의 마지막에 하게 된다"고 했다.

강 의원은 "그 때는 벌써 (시작한지) 5시간 지난 시점인데, 기자들도 지쳐있고 기사도 마감 된 상태다"라며 "뉴스에는 안 나오고 사람은 없으니 김 빠진다"라고 하소연 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대정부질문을 준비하는 과정도 소홀해지는 모습이다. 의원실 관계자들은 과거와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 의원은 이번에 신청하지 않았다"라며 "대정부질문이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옛날에는 대정부질문 준비 때문에 의원회관 휴게실에서 밤샘이 많았다. 휴게실 이층 침대 40석이 꽉 찼다"며 "요즘은 확연히 줄었다. 다들 대정부질문 준비를 제대로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야당 의원실 관계자도 "대정부질문을 해도 답변이 뻔하기 때문에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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