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의 사자후-9] 대입 피해사례, 왜 아이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어야 하나?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3월 21일 21:17:39
    [난세의 사자후-9] 대입 피해사례, 왜 아이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어야 하나?
    [난세의 사자후 시리즈-9] 대학입시 수험생 불이익 사례로 교육정책 전반의 신뢰도 하락
    2019년 연세대 등록금 미납사건과 대덕대 불합리한 대입절차 개선해야
    대입 공정성과 형평성 지켜질 수 있도록 새로운 대학입시 전담기구 만들어야
    기사본문
    등록 : 2019-03-15 06:00
    김동춘 대전 이문고등학교 교장
    [난세의 사자후 시리즈-9] 대학입시 수험생 불이익 사례로 교육정책 전반의 신뢰도 하락
    2019년 연세대 등록금 미납사건과 대덕대 불합리한 대입절차 개선해야
    대입 공정성과 형평성 지켜질 수 있도록 새로운 대학입시 전담기구 만들어야


    ▲ ⓒ데일리안 DB

    작년 사교육비가 다시 20조원을 회복하였다는 발표로 교육계가 시끄럽다. 학생수는 15만명 정도가 줄어들었는데 불구하고 다시 급상승하는 모습이다.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입시제도의 변화와 대학들의 이기심이 큰 역할을 한 부분도 없지 않다.

    특히 매년 대학입시의 단골 뉴스로 나오는 ‘수험생 불이익’ 기사가 2019년 대입에서도 여전히 재연되어 학생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고교 3년간 학생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어른들의 제도 미비나 운영 미숙의 피해를 왜 우리 아이들만 책임을 져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2019년 대입에서 가장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수험생 피해사례는 연세대 대나무숲 #62758번째 외침으로 올라온 홍군의 사연이었다. 홍군은 연세대 수시에 합격하고 최종 등록금 마감 시한인 2월 1일 오후 4시 이전인 10시 21분 계좌 이체를 하였으나 등록금 미납으로 처리되어 불합격 처리가 되었다.

    이 사건은 계좌에 1회 100만 원 이상의 금액이 입금되면, 입금시간으로부터 자동화기기(ATM·CD)를 통한 인출·이체가 30분간 지연되는 ‘자동화기기 지연 인출·이체 제도’의 몰이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입을 처음 치르는 ‘초보자’인 학생에게 등록금 납부제도를 이해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대학은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문자하나 달랑 보내 놓고 책임을 다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마감 시한이 다되었는데도 미납 상태인 학생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지만 직접 통화했다면 미연에 이 사태를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모집요강에 지연이체제도를 주의하라는 안내라도 있었더라면 하는 원망도 있다.

    대학에서 합격자 평가 시 동점자에 한하여 모집 예정 인원보다 초과 모집할 수 있게 하는 ‘모집인원 유동제’의 취지를 융통성 있게 적용하였다면 충분히 구제할 수 있었다고 본다. 물론 교육부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유권 해석에 따르면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런 문제만 발생하면 함구하고 나 몰라라 하는 교육부와 대교협에 더 분노가 치미는지도 모른다.

    대덕대 사건은 연세대보다 훨씬 심각하지만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유야무야 묻혀버리는 듯 해 서운함이 더 크다. 사건에 대한 정보조차 제대로 없어 수시 1차 전형 면접에 응시한 후 대학의 실수로 미응시로 불합격 처리된 것에 항의 하자 이후에 진행된 전형에서 대학은 여러 가지 편의를 봐주겠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불합격 되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것은 명백한 입시 오류이므로 정해진 입시절차에 따라서 원칙대로 불합격된 학생을 합격시켜야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모습이다. 그런데 대학은 학생에게 도의적 책임만을 언급할 뿐, 아무 죄 없는 아이에게만 불합격의 고통을 감내하라고 한다.

    이 사건에 더 분노하는 것은 대학이 명백하게 잘못을 한 사건임에도 충남 공주라는 소외된 지역 학생이, 대덕대라는 유명하지도 않은 지방 전문대학에서 당한 일이기에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우리 사회와 정부에 대한 배신감에 있다.

    이 두 입시 불공정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이런 대한민국에서 누가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겠는가’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공정성과 형평성은 대학에 따라 자기들의 편의성으로 해석하고, 교육부는 강 건너 불구경이나 하고, 여기에 약자의 고통에는 무관심한 사회 풍조가 더해져 3년 간 공부에 열중한 죄밖에 없는 우리 아이들만 고스란히 그 죄(?) 값을 치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 묻고 싶다.

    교육부는 정치에 매몰되어 팔짱끼고 간섭만 하고, 대입전형을 운영하는 대교협은 대학 이익이나 대변하는 현 체제 하에서는 이러한 사건들이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교육부와 대교협이 아니라 고교와 대학의 입장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대학입시 전담기구를 설치하여 세부적으로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
    글/김동춘 대전 이문고등학교 교장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