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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경찰' 이정범 감독 "세월호 소재, 논란 예상"


입력 2019.03.13 16:49 수정 2019.03.13 16:51        부수정 기자
이정범 감독이 영화 '악질경찰'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유를 밝혔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정범 감독이 영화 '악질경찰'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유를 밝혔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정범 감독이 영화 '악질경찰'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유를 밝혔다.

14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악질경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 감독은 "2015년 단원고를 갔을 때 충격받아서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화를 5년 가까이 준비했는데 상업영화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건 위험하다"면서 "그래도 세월호 이야기를 똑바로 하고 싶었다. 상업영화의 긴장감과 재미를 유지하면서 관객들의 마음에 무엇이 남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세월호 소재를 썼는데 상업영화로만 끝난다면 최악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초의 시작점이 세월호였고, 어떤 방식이 있을까 고민하다 탄생한 영화가 '악질경찰'"이라며 "시나리오를 기획했을 때부터 고민했고 논란이 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도, 캐스팅도 힘든 영화였다. 세월호 소재를 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변에서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며 "소재의 진정성을 유지하려다 상업영화에 대한 미덕을 놓치지 않았는지 매일 자기 검열을 했다. 소재와 상업영화의 균열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했다.

거대 악을 재벌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선 "이 영화에서 가장 상처를 받은 사람은 미나였다. 그 상처의 중심에는 돈이 있기 때문에 거대 악을 재벌로 설정했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방식이 세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수용한다"면서도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거칠고, 투박했을지라도 영화는 처절하게 찍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영화를 봤냐는 질문에는 "봤다"면서 "유가족분에게 '잊고 싶은 일을 끄집어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유가족 분 중 한 명에게서 '우리가 겪은 일은 영화보다 폭력적이고, 야만적이다'라는 문자를 받았다. 위로해주신 유가족 덕에 용기를 냈다. 이렇게라도 언급하는 게 침묵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영화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는 쓰레기 같은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다. 3월 20일 개봉.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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