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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서 당부까지…'30%대 지지율' 자신감 보인 나경원 연설


입력 2019.03.13 02:00 수정 2019.03.13 06:01        조현의 기자

"제1야당으로 사과한다"…文정부 경제·민생 정조준

수권정당 기틀 마련?…"金대변인 소리 듣지 말라는 것"

"제1야당으로 사과한다"…文정부 경제·민생 정조준
수권정당 기틀 마련?…"金대변인 소리 듣지 말라는 것"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안정당'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정농단 사태 후 2년 반의 암흑기를 끝내고 지지율 30%대 회복에 성공한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며 정권 교체의 의지를 다졌다.

나 원내대표의 이날 연설은 대국민 사과로 시작됐다. 그는 연설 서두에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리고자 한다"며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와 일자리 부족 문제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흔한 유감 표명도 찾아보기 힘든, 오만과 무능과 남 탓으로 점철된 문재인 정부이기에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대신 사과한다"고 했다.

제1야당 원내대표가 연설의 포문을 이례적으로 사과로 시작한 것은 정부의 경제·민생 정책을 정조준하며 대안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부각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의 '비장한 각오'는 연설문 제목에서부터 엿보인다. 그는 '무너지는 헌법 가치, 국민과 함께 지켜내겠습니다'를 제목으로 정한 연설문에서 정부의 경제·정치 정책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청와대 감싸기'에만 몰두한다며 날을 세웠다. 특히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 구속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과 '문재인 캠프' 출신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등을 언급하며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해 "정권에 반하는 판결을 내린 법관을 탄핵시키겠다는 정당이 정상적인 민주정당이냐"며 "사법부를 탄압하고 공격한다는 것은 사실상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근 단행된 7개 부처 개각에 대해선 "의혹 덩어리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이제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상"이라며 "앞으로 연이어 개최될 청문회에서 또 어떤 기상천외한 답변들과 여당의 엄호성 질의를 볼 수 있을지 기대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의 이날 연설 중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 달라"라는 당부의 메시지다.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의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회부 등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고, 청와대도 유감을 표하면서 사과를 촉구했다.

문제의 발언은 다만 한국당이 문 정부를 향해 "그런 소리 듣지 않도록 하라"는 당부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은 지난해 9월 26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으로 낸 기사에서 처음 나왔다.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후 수권 정당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한국당이 강경한 표현을 통해 정부에게 질타할 것은 질타하고 당부할 것은 당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는 실제로 황 대표가 당선된 후 첫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는 지도부가 되도록 하겠다"며 대안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했다.

조현의 기자 (honeyc@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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