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매파 볼턴에 협상파 비건까지 …'빅딜' 강조하며 대북 압박


입력 2019.03.12 14:43 수정 2019.03.12 17:59        김민주 기자

전문가 "북 협상전술은 '부등가교환' … 실무 타결 어려움 인지해"

전문가 "북 협상전술은 '부등가교환' … 실무 타결 어려움 인지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협상파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까지 북한에 비핵화 의제를 일괄 타결하는 '빅딜' 수용을 요구했다.

비건 대표는 11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핵정책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생화학무기와 ICBM, 핵무기 등 WMD 프로그램의 완전한 제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 북미대화 실무책임자인 비건 대표는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인 토론 무대에 비핵화에 대해 언급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움직임 속에서도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괄타결 방식의 빅딜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비건 대표는 "우리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북미 간 긴밀한 대화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도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그들의 입장을 재고한 뒤 다시 돌아와 '빅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하는 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빅딜 제안이 수용돼야 한다는 조건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셀프 비핵화'를 추진하는 등 시간끌기에 나설수록 미 측의 빅딜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전 외교부 차관)은 12일 통화에서 "현재 미국은 북한의 협상 전술이 일종의 부등가교환이라고 보고 있다"며 "협상이 진행되면 될수록 결국 북한의 시간만 벌어주고 (미국은) 시간 낭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결국 미국은 북한의 2가지 선택지를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와 완전한 핵 무장화로 보며,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는 것"이라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 후 협상파 비건도 실무 차원에서 협상을 타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미국이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해 "하노이 회담 결렬 결과가 반영된 행보"라면서 "단계적으로 갔다가는 북한에 끌려가는 협상밖에 될 수 없으니 적어도 비핵화 로드맵 가지고 시작하자고 압박을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민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