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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역전세난’이 집값 잡기 성과물?…정부 ‘자화자찬’에 곡소리


입력 2019.03.11 06:00 수정 2019.03.10 19:45        원나래 기자

“서민 주거시장 과연 더 나아졌나”…세입자들 한탄 여전

“서민 주거시장 과연 더 나아졌나”…세입자들 한탄 여전

전국 주택전세가격은 지난달 -0.16%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0.17%, -0.21%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와 공인중개업소.ⓒ연합뉴스 전국 주택전세가격은 지난달 -0.16%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0.17%, -0.21%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와 공인중개업소.ⓒ연합뉴스

“정작 집값이 내린 곳은 강남권의 일부 고가 아파트 일뿐, 내린 가격도 오른 가격에 다소 떨어진 정도다. 오히려 서민들이 거주하는 중저가 전세가격은 오른 곳도 있다. 대출도 사실상 막히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서민 주거시장은 더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

봄 이사철인데도 불구하고 전국 전세가격이 연이어 떨어지며 입주물량이 풍부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세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집 없는 세입자의 한탄은 여전하다.

실제로 전국 주택전세가격은 지난달 -0.16%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0.17%, -0.21%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최근 50%대로 내려앉았다.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6%다.

전세수급지수도 떨어졌다. 지난달 87.6을 기록한 전세수급지수는 2008년 12월(55.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지수는 지역 중개업소를 통해 전세 수요와 공급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하는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전세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눈에 보이는 수치가 연이어 떨어지고 있지만, 정작 세입자들과 집을 구매하려는 대기수요자들은 여전히 체감 못하는 게 현실.

하지만 정부는 역전세난 신호가 마치 집값 잡기 정책의 긍정적인 성과물 인 것 마냥 평가하고 있다. 역전세난 발생에 따른 주택경기 위기에 대해서는 정부의 책임이 전혀 없다며 한발 물러나 있어 모순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얼마전 전셋값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 우려에 대해 “전세자금을 돌려주는 것은 집주인이 할 일”이라며 역전세 문제의 책임은 정부가 아니라 집주인에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돌아가는 판을 보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정부가 외치는 집값 안정에는 서민의 주거 안정은 없는 것 같다고. 여기에 경기 불황까지 맞물리며 서민은 물론 중산층의 불만도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동안 무수히 쏟아낸 부동산 규제들로 만들어진 수치가 과연 시장을 안정시킨 결과물이라고 봐야 할 것인가라는 수많은 의문에도, “집값과 전셋값이 떨어졌으니 됐다”고 안심하며 자화자찬하는 정부를 어떻게 봐야 할까? 시장 곳곳에서 들리는 곡소리가 안들린다는 말인가.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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