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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정의선號…엘리엇 방어하랴, 중국 부진 돌파하랴


입력 2019.03.07 11:24 수정 2019.03.07 13:18        박영국 기자

중국 시장 전략 새로 짜야…신시장 개척도 시급

지배구조개편 과정, 단기수익 노린 엘리엇 공세 위협요인

중국 시장 전략 새로 짜야…신시장 개척도 시급
지배구조개편 과정, 단기수익 노린 엘리엇 공세 위협요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개편과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등 각종 난제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지난해 9월 그룹 총괄 수석 보임으로 현대차그룹의 지휘권을 쥔 데 이어 내달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올라 본격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현지 합작 생산법인인 베이징현대 1공장의 가동을 내달 중 중단할 계획이다. 판매 부진 장기화로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이뤄진 설비 구조조정이다.

앞서 베이징현대는 베이징 1~3공장 직원 중 2000명 가량을 구조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중국 베이징기차와 50대 50 지분율로 베이징현대를 설립하며 중국에 진출한 이후 매년 고속성장을 이뤘다. 특히 2013년 연간 생산판매 100만대를 돌파한 이후 2016년까지 4년간 100만대 이상을 유지했다.

고속 성장에 발맞춰 중국 내 생산능력도 빠르게 확대됐다. 베이징 1~3공장(연간 생산능력 105만대)에 이어 2016년 창저우 4공장(30만대), 2017년 충칭 5공장(30만대)을 추가로 가동했다. 연간 승용차 생산능력만 165만대에 달한다.

2014년 가동을 시작한 상용차 전용 공장인 쓰촨현대(16만대)까지 합치면 연 181만대 생산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사드 배치 여파로 판매량이 82만대로 급감했고, 지난해는 79만대까지 떨어지면서 중국 내 생산능력의 절반가량이 과잉설비로 남게 됐다.

불과 3년 사이 신공장 2곳을 가동한 상황에서 기존 공장 한 곳의 가동을 중지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중국사업본부 임원 20명을 교체하는 쇄신인사를 발표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위기 돌파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경기둔화에 따른 중국 시장 성장 정체 속에서 한층 치열해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급부상한 현지 업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기획도 마련해야 한다. 사드 사태 이후 한국계 기업에 대해 형성된 부정적 인식 타파를 위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를 보완하기 위한 신시장 개척 방안도 절실하다. 현대차가 지난 1월 베트남 타잉콩그룹과 합작한 베트남 공장을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로 증설키로 한 것과 인도네시아에 25만대 규모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게 대표적이다.

기아차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아난타푸르에 연간 30만대 생산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으로, 올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돌파구 마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부 경영체제 안정이다. 지난해 시도했다 무산된 지배구조개편을 하루 빨리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이익 극대화를 노리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세를 방어해야 한다.

이미 엘리엇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과 자사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등 무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전동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단기 투기자본에 휘둘리지 않을 탄탄한 지배구조 구축이 시급하다.

앞으로 진행될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있어서도 엘리엇 등 단기 투기자본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시도 과정에서 반대 진영의 선봉에 선 것도 엘리엇이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리더인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새로 교체된 젊은 참모진이 자리잡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체제를 안정화 하고 중국 시장 부진 등 대외적인 문제도 순탄하게 해결해야 리더 교체기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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