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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남겨진 이들의 슬픔…영화 '생일'


입력 2019.03.07 09:30 수정 2019.03.18 19:12        부수정 기자

설경구·전도연 주연

이종언 감독 연출

전도연 설경구 주연의 '생일'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함께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도연 설경구 주연의 '생일'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함께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설경구·전도연 주연
이종언 감독 연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애통한 심정을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가슴 아픈 부부의 이야기가 올봄 극장가에 걸린다.

'생일'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함께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4년 4월 16일, 온 나라를 슬픔에 빠지게 했던 세월호 참사를 다뤘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 '시'에서 연출부로 활동한 이종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이 감독은 2015년 여름 안산에 있는 치유공간 '이웃'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이웃'에선 떠난 아이들의 생일이 다가오면 유가족들과 희생자 친구들이 모여 생일 모임을 했다고.

감독은 유가족들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번 영화를 기획했다. 이후 다큐멘터리 '친구들:숨어 있는 슬픔'을 연출했고, 다음 스토리펀딩을 통해 '세월호 세대와 함께 상처를 치유하다'라는 캠페인에 참여했다.

영화 제목인 '생일'은 사람이 태어난 생일, 남아 있는 사람들이 사는 날 '생일'이라는 뜻이다.

전도연 설경구 주연의 '생일'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함께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뉴 전도연 설경구 주연의 '생일'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함께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뉴

6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생일' 제작보고회에서 이 감독은 "이런 소재의 영화를 선보이는 게 시기적으로 너무 빠른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고, 굳이 아픈 얘기를 들추는 게 실례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면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주목하고 공감하는 게 유가족분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감이나 위로는 시기보다는 언제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유가족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썼다. 장면을 찍을 때마다 나의 해석이 개입될까 봐 고민했다"며 "한 걸음 물러나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려고 신경 썼다. 고민하다 유가족분들과 통화하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세월호 참사 때, 우리 모두가 상처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상처 입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 이 영화를 통해 따뜻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 이후 스크린에서 재회한 설경구와 전도연은 서로 다른 상처와 슬픔을 지닌 부부로 등장한다.

설경구는 아들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가족 곁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을 품고 살아가는 정일 역을, 전도연은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그리움 속에서도 마트에서 일하며 묵묵히 생계를 꾸려가는 순남 역을 맡았다.

설경구는 "다른 영화를 찍다가 시나리오를 읽은 후 바로 출연하기로 결심했다"며 "담담한데 힘이 있고 단단한 시나리오다. 왜 이런 영화가 그동안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었다. 힘이 있는 이야기인데 최대한 담담하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전도연 설경구 주연의 '생일'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함께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뉴 전도연 설경구 주연의 '생일'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함께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뉴

이어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했다"며 "서로 '잊지 말자'고 위로했는데 관객들이 영화에 공감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도연과 재회한 소감을 묻자 설경구는 "18년 전이나 지금이나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며 "외모뿐만 아니라 모든 게 똑같다. 나이를 먹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미소 지었다.

전도연은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부담스러워서 출연을 고사하기도 했다"며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나리오에 담겨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슬픔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했고,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며 "함께 기억하고 슬픔을 나눈다는 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많은 위안을 받으며 촬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통해서 내가 먼저 그 아픔에 다가가게 됐다"며 "관객분들도 먼저 다가가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설경구에 대해 묻자 "18년 전 영화를 찍을 때 설레지 않았다"고 웃은 뒤 "지금은 더 멋있어져서 설레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4월 3일 개봉.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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