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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뛴다-11]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1등 지주 원년 만든다


입력 2019.03.06 06:00 수정 2019.03.06 06:01        부광우 기자

4년 만에 금융그룹 부활 선언…"2~3년 내 1등 되겠다"

비은행 부문 공격적 M&A 천명…글로벌 성적표도 관심

4년 만에 금융그룹 부활 선언…"2~3년 내 1등 되겠다"
비은행 부문 공격적 M&A 천명…글로벌 성적표도 관심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데일리안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데일리안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최대 과제는 4년여 만에 부활한 지주 체제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은행에서 금융그룹으로의 전환을 선언하자마자 우리금융을 1등 지주로 만들겠다고 천명한 점은 손 회장의 남다른 포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비(非)금융 계열사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네트워크를 한껏 늘려 놓은 해외 사업장에서 얼마만큼의 과실을 거둘 수 있을지도 올해 손 회장 행보의 관전 포인트다.

손 회장은 올해 초 열린 우리금융 출범식에서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다른 금융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2~3년 내에 1등 금융그룹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우리은행과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를 자회사로 둔 지주사로 새 출발을 알렸다.

우리금융의 재탄생은 지주 해체를 겪은 지 4년 3개월 만의 일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2001년 4월 출범한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사였다. 옛 한빛·평화은행과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을 자회사로 뒀다.

하지만 공적자금이 대거 투입된 금융사들이 뭉쳤던 만큼 정부 지분이 절대다수였고, 정부는 비용 회수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각했다. 이렇게 민영화가 진행되면서 우리금융은 2014년 11월 우리은행에 합병되며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손 회장 앞에 놓인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이자 제일 중요하기도 과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다. 현재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유의미한 수익을 내는 계열사는 우리카드와 우리종금 정도다. 전체 자산의 97%가 우리은행에 쏠려 있을 정도다.

손 회장도 지주 시스템에 걸맞은 구조를 갖추는데 속도를 내겠다고 전했다. 손 행장은 우리금융 출범식 당시 "지추 출범 초기에는 체제 조기 안착에 역점을 두고 비은행 M&A를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며 "처음 1년 동안은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부분부터 M&A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손 회장의 의지는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미 DGB금융그룹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M&A 매물로 나와 있는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도 우리금융의 가시권 안에 들어 있다는 평이다. 손 회장이 지난 달 열린 이사회에서 전문성 있는 자산운용사를 여러 개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인수 가능성은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하지만 비은행 부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보다 사업 규모가 큰 보험사와 증권사 확보가 필수적이다. 손 회장 역시 이에 대한 청사진을 조심스레 내보였다. 그는 "자산운용이나 저축은행보다 규모가 큰 M&A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직접 인수가 어렵다면 다른 곳들과 함께 지분을 사 가지고 있다가 내년쯤 50% 이상을 인수하는 등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행장의 글로벌 사업 성적표도 관심거리다. 행장에 선임되기 이전까지 우리은행에서 글로벌부문 부문장을 맡고 있던 손 회장은 이른바 해외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었다. 실제로 손 행장은 이를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크게 넓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26개국 430여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둔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부활이 국내 금융권에 끼칠 영향은 여러 방면에서 상당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지주 체계 전환으로 계열사들 간 시너지 효과가 강해질 것으로 보이고, 적극적인 M&A와 사업 확대 등 외형 확장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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