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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르는 주총 시즌...올해 주요 그룹별 이슈는


입력 2019.03.05 06:00 수정 2019.03.05 06:03        이홍석 기자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주요 계열사별로 3월 한달간 이어져

행동주의 펀드와 한판 승부 결과는...소액주주 주총 참석율 증가하나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주요 계열사별로 3월 한달간 이어져
행동주의 펀드와 한판 승부 결과는...소액주주 주총 참석율 증가하나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어떤 이슈들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3일 당시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어떤 이슈들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3일 당시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이번주를 시작으로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하는 가운데 올해는 어떤 이슈들이 등장할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각 기업들마다 이사회 구성과 예결산 및 사업계획 승인 등 주요 의안들이 처리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 등 주주제안 통과 여부가 핫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삼성전자는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추천한다. 이들은 임기가 종료되는 사외이사 3명 중 송광수 전 검찰총장,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후임으로 추천됐다.

당초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앞서 이사회서 다뤄지지 않으면서 주총 안건에서는 제외됐다. 이 부회장도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슈퍼주총데이 피한 삼성전자...최태원 의장 물러나는 SK(주)

삼성전자는 주로 주총이 몰리는 금요일을 피해 수요일에 잡은 것이 예년과 달라진 점이다.

지난해 5월 주식을 액면분할한 이후 열리는 첫 주총이니 만큼 늘어난 주주들만큼 주총 참석자도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슈퍼 주총데이를 피해 일정을 잡아 소액주주의 주주권을 보장하려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SK(주)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것이 가장 큰 이슈다. 최 회장은 SK(주)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 왔는데 의장직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SK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도입을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추세인데 경영과 감시를 분리한다는 원칙에서 회장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5일 열리는 SK(주) 이사회에서는 염재호 고려대 총장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이사회 의장에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를 거쳐 주총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SK의 지주회사도 경영과 감시가 분리된다.

LG그룹에서는 이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준 부회장이 이사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6월 구광모 회장 취임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 부회장은 오는 15일 열리는 LG전자 주총에서 공식적으로 이사진에서 빠지게 되고 권영수 (주)LG 부회장이 이사로 새로 선임된다.

권 부회장은 구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이 맡았던 주력 계열사 중 일부에서 이사를 맡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한진칼, 주총서 행동주의 펀드와 치열한 표 대결 예고

행동주의 펀드 등 주주제안으로 인해 주총에서 표 대결이 예고되고 있는 곳들도 있다.

현대차 그룹은 총수 일가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구축이 핵심 이슈로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22일 각각 주총을 열고 정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후 각각 이사회를 통해 정 부회장의 신규 대표이사 선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대규모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요청 등을 요구하고 있어 어떻게 귀결될 지 주목된다. 엘리엇은 지난해부터 현대차에 지배구조 개편 주장과 함께 자사주 매입 등과 같은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해 왔다.

엘리엇은 앞서 1월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대규모 배당과 사외이사‧감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각각 보통주 기준 4조5000억원(주당 2만1967원)과 2조5700억원(주당 2만6399원)의 배당을 실시하고 각각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들을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양사는 엘리엇의 요구에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주총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한진그룹도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권 참여를 공식화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와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대결은 오는 15일이 유력한 한진칼의 주총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KCGI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로부터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그룹 지주회사격인 한진칼에 석태수 사장의 이사 재선임 반대, 자신들이 원하는 감사 1인과 사외이사 2인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한 상태다. 한진그룹은 이들의 주주제안에 구체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반대 가능성이 높아 주총에서 표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주총에서 표 대결이 이뤄질 경우, 국민연금의 존재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각 기업들의 주요주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는 각각 8.7%와 9.5%의 지분율로 2대 주주, 한진칼에서는 2대주주인 KCGI(10.81%)에 이은 3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오너를 중심으로 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는 하지만 소액주주와 외국인 지분을 모두 합하면 상당히 위협적인 수준이 될 전망이다.

섀도우보팅 폐지와 전자투표 도입에 따른 파급력 주목

이외에 지난 2017년 말 폐지한 섀도우보팅(shadow voting)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섀도우보팅은 주주총회에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상장사가 한국예탁결제원에 안건별로 요청하면 예탁원이 모자라는 정족수만큼의 의결권을 참석한 주주의 찬반투표 비율에 맞춰 행사하는 제도다.

폐지 첫 해였던 지난해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열리지 못하거나 주요 안건이 처리되지 못하는 등 주총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실제 몇몇 회사에서 현실화됐는데 올해는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슈퍼 주총데이와 섀도우보팅 폐지로 낮아지는 주총 참석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전자투표가 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주주총회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주주들의 주총 참여 확대와 주주 의결권 행사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당초 기대만큼의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전자투표를 이용한 주주 수는 전체 대상자의 0.5%에 그쳤다.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한 비율도 주식 수 기준으로 3.76%(기관투자가 포함)에 불과했다. 전년도인 2017년(2.2%)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의결정족수에는 한참 못 미친다.

전자투표 도입이 주주들의 참여율 제고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이번에 도입 확대와 참여율 상승이 얼마나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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