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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호, '의자' 도움닫기…'박근혜 프레임' 뛰어넘나


입력 2019.03.03 03:00 수정 2019.03.02 22:08        정도원 기자

'의자 논란' 박근혜 옥중정치 거슬러 대표 당선

'장강의 뒷물결'처럼 '앞물결' 자연스레 밀어내

'의자 논란' 박근혜 옥중정치 거슬러 대표 당선
'장강의 뒷물결'처럼 '앞물결' 자연스레 밀어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조경태 수석최고위원과 김순례 최고위원이 밝게 웃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조경태 수석최고위원과 김순례 최고위원이 밝게 웃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로 성립한 '황교안 체제'의 '진짜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당 중진의원은 2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5·18 비하 논란'에 연루된 의원들의 징계 문제 등이 '과제'로 거론되는 모양인데, 그건 말그대로 눈앞의 '당면 과제'일 뿐"이라며 "4·3 재·보궐선거를 넘어 내년 4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박근혜 프레임' 극복이 핵심 과제"라고 단언했다.

당권경쟁 기간 동안 경쟁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은 "내년 총선은 '문재인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야 하는데,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처럼) '탄핵 심판론'으로 치러지면 총선은 필패"라고 황 대표를 공격했다.

당대표 후보자 TV토론에서 탄핵이나 태블릿PC에 대한 입장 문제로 곤욕을 치른 황교안 대표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당선 직후 "(탄핵이나 태블릿PC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말했다"며 "이제는 미래로 나아가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과거'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더 이상 매여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전당대회 도중 불거졌던 이른바 '의자' 논란은, 결과적으로 황 대표가 '박근혜 프레임'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달 7일 TV조선에 출연해 "구속된 때부터 수 차례 대통령의 허리가 좋지 않으니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자신을 법무장관으로, 국무총리로 발탁한 분이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데 수인번호를 모른다는 말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황 대표를 겨냥했다.

유 변호사는 아울러 "황 전 총리가 친박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황 대표 겨냥은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에 한동안 정치권이 떠들썩했지만, 결과적으로 황 대표가 책임당원 과반의 지지를 얻어 당대표로 선출되는데에는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정치'가 제1야당 당권경쟁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杞憂)였던 셈이다.

박 전 대통령 무죄와 탄핵의 부당성을 가장 열심히 외친 김진태 의원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며 "탄핵을 인정하라"고 밝혀 야유에 받았던 오세훈 전 시장이 국민여론조사 뿐만 아니라 책임당원 투표에서 앞섰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다른 한국당의 한 의원은 "역으로 생각해보라. 유영하 변호사가 TV에 나와 '대통령께서 이번 전당대회는 황교안 후보를 찍으라 하셨다'고 전달했다면, 황 대표가 당선됐어도 모양새가 이상했을 것"이라며, "대통령권한대행이었던 것처럼 옥중의 박 전 대통령을 '대행'하는 '당대표권한대행'이 아니냐는 공격을 받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당내 인사는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 한 시대의 새 인물은 옛 인물을 대신한다(長江後浪推前浪 一代新人換舊人)'는 말처럼, '황교안 체제'의 성립으로 한국당이 한 시대를 접고 새로운 인물을 맞이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당 중진의원은 "황 대표에게 '박 전 대통령 면회 신청을 하라'고 누가 이야기했다는 말도 들리던데,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전당대회로 이제 '과거의 인물'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로 나아가는데 매진하겠으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고 했는데, 이제 와서 (면회 신청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과거의 프레임으로 다시 걸어들어간다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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