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서 행동주의로…' 진화하는 주주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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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사냥꾼서 행동주의로…' 진화하는 주주트렌드
    1999년 타이거펀드 시작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계 헤지펀드 공격 잇따라
    최근 배당정책 변화 등 기업가치 높이는 주주권 행사에 대해 긍정적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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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3-02 06:00
    이미경 기자(esit917@dailian.co.kr)
    1999년 타이거펀드 시작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계 헤지펀드 공격 잇따라
    최근 배당정책 변화 등 기업가치 높이는 주주권 행사에 대해 긍정적 시각도


    ▲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것을 계기로 주주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것을 계기로 주주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 비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과거 기업사냥꾼이라며 비난을 받던 주주행동주의 펀드들도 최근에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행동대장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들은 1999년 미국계 헤지펀드 타이거 펀드로부터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타이거펀드는 SK텔레콤의 지분 6.6%를 확보해 적대적 인수합병 의사를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했고 SK계열사에 보유지분을 매각하며 600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2003년 SK는 글로벌 사모펀드 소버린자산운용의 공격을 받았고, 소버린은 SK의 지분 14.99%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됐다. 경영참여 의사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후 2년 3개월동안 회장퇴진과 경영진 교체, 계열사 청산등을 요구했다.

    SK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이를 방어했고, 2004년 3월 주주총회에서도 승리했지만 소버린은 1조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남겼다.

    외국계 헤지펀드들의 공격도 잇따랐다. 2004년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지분 5%를 보유하고 우선주 소각을 요구했다. 2006년 칼 아이칸은 다른 헤지펀드와 연합해 KT&G 지분을 6.6% 매입해 자회사 매각 요구 등 경영에 개입했다. 지난 2016년에 SC펀더멘탈은 GS홈쇼핑 지분 1.4%를 보유하고 배당확대 및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2015년 엘리엇의 삼성물산 합병반대, 지난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반대 등 다양한 헤지펀드들이 기업들의 경영에 관여했다. 이때 대부분 헤지펀드들은 시세차익을 남기고 떠나는 방식으로 행동주의 투자는 기업사냥꾼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행동주의 펀드들의 적극적인 경영권 참여가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확대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주들은 배당 정책과 관련해 현대그린푸드와 남양유업, 컨트러버셜 이슈가 부각된 한진칼 및 대한항공 등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남양유업과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 행사를 선언하기도 했다.

    한진그룹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외에도 행동주의 사모펀드의 지분 확보로 주요 주주들의 견제가 가속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의 지분 9%를 매입하며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가능성 있다고 전했다. 이후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KCGI는 지난 2월말 한진칼 지분 10.8%, 한진 지분 8.2%를 보유하고 있다.

    KCGI는 높은 부채비율,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 및 위험관리 미흡, 낙후된 지배구조 등을 기업가치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적하는 한편 '신뢰 회복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또 다가오는 주주총회에 이사 및 감사 선임, 보수한도 조정 등의 안건 상정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한진칼의 지분을 대량 확보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행동주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며 기업의 경영진을 견제하는 세력이 다양화되는 등 장기적인 가치창출에 초점을 두는 행동주의 캠페인도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추구하는 행동주의 캠페인은 기업가치 뿐 아니라 신용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행동주의 캠페인이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자산매각 등을 통해 단기적인 투자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할 경우 신용도에 부정 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균형잡힌 재무정책을 유지하는 경우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 =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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