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이해찬 '온화' 황교안, 달라도 너무 달라
李 '국정농단' 프레임으로 黃 흔들기 본격화할 듯
'강성' 이해찬 '온화' 황교안, 달라도 너무 달라
李 '국정농단' 프레임으로 黃흔들기 본격화할 듯
‘강한 카리스마’ 대 ‘안정적인 이미지’
지난 2015년 2월 국회 대정부질문이 있던 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던 이해찬 대표와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맞붙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관한 매서운 설전이었다.
당시 이 대표의 비판에 대해 황 대표는 “충분히 법리를 검토해 결정한 것”이라고 맞섰고, 이 대표는 “질문하지 않았다. 진실된 답변이 기대되지 않기 때문에 들어가시라”고 쏘아붙였다. 또 이 대표는 “진정성 없는 답변은 들을 가치가 없다”고 황 대표를 향해 호통을 치기도 했다.
닮은 듯 대조되는 스타일의 두 사람은 이제 집권 여당, 제 1야당의 수장으로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황 대표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굳이 (이 대표와의) 연을 말한다면 제가 검찰에 근무할 때 국무총리였고, 업무적인 협의도 있었다”며 “같은 대한민국 공무원”이라고 말했다.
총리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두 사람은 다른 길을 걸어 왔다.
우선 이 대표는 민주당 내 최다선(7선) 의원이자 친노(친노무현) 좌장으로서 ‘정치 베테랑’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서울시 정무부시장, 교육부 장관 등을 지내며 행정경험도 쌓아왔다.
반면 황 대표는 공안 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에 발탁된 뒤 총리직까지 지낸 전형적인 '율사'이자 ‘관료 출신’이다.
이 대표가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서도 대표를 지낸 바 있는 만큼, 정치적 내공 측면에선 ‘정치 신인’ 황 대표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성향도 크게 다르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강성 정치인’이다. 다소 독선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당·청 관계를 재정립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반해 황 대표는 묵묵히 목표를 향해 가며 낮고 굵은 톤의 '로우 키'를 유지하는 '안정형' 이미지로 평가받는다.
일단 이 대표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히는 '직설 화법'에 황 대표도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 돌았던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이 황 대표가 국정농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고에서 비롯된 만큼, 이 대표도 '국정농단 프레임'으로 황 대표 흔들기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달 16일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이라는 점에서 국민은 착잡하다”며 “개인은 물론 한국당에 도움이 될지 아닐지는 한 번쯤 생각해 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어쨌든 두 대표는 ‘강대강 구도’ 대립 구도를 만들어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가깝게는 4·3재보궐선거, 멀리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두 대표가 모든 이슈에서 전면전이 불가피하다는 얘기이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대표는 상당히 공격적인 스타일이고, 황 대표는 그렇지 않다"며 "다만 이 대표가 '말'로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아 아무리 공격적이라고 하더라도 황 대표가 밀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당분간 민주당이 한국당을 흔들려고 할 것"이라며 "이는 이 대표의 성향과도 연계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의 취임 첫날인 28일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자신을 예방한 황 대표에게 “열심히 해서 국회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고, 황 대표는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많이 도와 달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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