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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일발 승리, 충격의 연속 버닝썬


입력 2019.02.27 08:08 수정 2019.02.27 08:08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승리, 복잡하고 혼란한 상황에 대해 정리 해줄 필요 있어

<하재근의 이슈분석> 승리, 복잡하고 혼란한 상황에 대해 정리 해줄 필요 있어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승리가 2015년에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 직원 김모 씨 등과 함께 성접대를 암시하는 카카오톡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이다. 공개된 대화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승리가 김 모 씨에게 외국인 투자자 일행을 언급하며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자애들을 부르라’고 하고 ‘잘 주는 애들로’라고 덧붙였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내가 지금 창녀들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창녀 두 명이 오면 호텔방까지 잘 갈 수 있게 처리하라’고 지시했고, 김씨가 ‘남성 두 명은 (호텔방에) 보냄’이라고 보고했다고 보도됐다.

해당 매체는 당시 승리가 유리홀딩스 설립을 준비하며 투자자들을 접촉했고, 이 접대와 연루된 해외 투자자는 나중에 유리홀딩스 주주가 된 것으로 보인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충격이다. 버닝썬과 관련해 승리가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단지 의혹일 뿐이었고, 승리가 버닝썬 운영과 상관없었다는 증언이 여러 차례 나온 상황이었다. 그래서 승리의 문제가 애매했는데,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대형 한류스타 아이돌 멤버가 성상납을 지휘한 놀라운 사건이 된다.

그런데 승리 소속사 YG 측에서 조작된 메시지에 따른 허위 보도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유리홀딩스 측에서도 자신들 회사에 외국인 투자자 주주가 아예 없고, 거짓보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결국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할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버닝썬 관련 의혹도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버닝썬의 이모 공동대표는 마약 의혹에 대해 강력히 부인해왔는데, 머리카락에서 마약류가 검출됐다고 한다. 또, 버닝썬 영업사장인 한모 씨 역시 해피벌룬을 흡입하거나 유통한 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고 한다. 구속된 버닝썬 직원의 집에선 엑시터시 등 마약류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마약 관련 의혹이 헛소문만은 아니라고 추정할 수 있다.

경찰과의 유착 의혹에 대한 단서도 나왔다. 모 화장품 회사 임원이자 전직 경찰인 강모 씨가 부하직원에게, ‘버닝썬 이 대표에게 돈을 받아 경찰관들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고 실제로 돈이 전달됐다는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 지시를 받은 부하직원이 조폭 출신이라고 해서 의혹이 더 커졌다.

현재 강씨 측에선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관련된 진실을 검찰에서 밝히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래도 어쨌든 이런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다보니 관할 경찰의 수사에 대해선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찰은 유착 의혹을 받는 강남경찰서를 버닝썬 수사에서 아예 제외시키고, 마약류와 약물 사용 성폭력에 대해 일제단속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제야 전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이다. '사건의 중대성과 수사 공정성과 신뢰성 담보'를 위해서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사건 초기에 별 사건이 아닌 것처럼 대응하고 심지어 일부 경찰이 버닝썬을 두둔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이미 신뢰가 떨어졌다. 버닝썬 관할 지구대에선 2007년에 유흥업소들로부터 월 7000만원 가량을 상납 받은 사건이 터졌었다. 2012년 경엔 룸살롱 업주로부터 상납을 받은 사건으로 강남 관내 경찰들이 다수 징계 받은 사건도 있었다. 이미 그런 일을 겪었으면 이번 사태 초기에 유착 의혹이 나왔을 때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어야 하는데도 시기를 놓쳐 비난을 자초하고 말았다.

승리도 ‘버닝썬 운영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해명만 내놓고 공연 다닐 때가 아니다. 버닝썬 소유구조와 운영실태가 너무 복잡하고 불투명해 논란만 커져간다. 아무리 경영을 안 했다고 주장해도 승리가 이사 중의 한 명이었던 건 사실이기 때문에, 이 복잡하고 혼란한 상황에 대해 승리가 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

승리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거짓 방송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또 ‘승리 클럽’이라고 스스로 남들에게 알린 곳에서 문제가 터진 것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내놔야 한다.

보통 유흥가에서 벌어진 소란은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도저히 그렇게 넘어갈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이 기회에 지금까지 쌓인 유흥가의 마약과 성범죄, 그리고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 전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도 승리도, 사건 해결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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