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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나땡' 맞긴 맞는데…여권의 고민


입력 2019.02.26 17:27 수정 2019.02.26 19:24        이유림 기자

강경파 득세하면 협치 어렵고, 한국·민주 반감에 신당 가능성

강경파 득세하면 협치 어렵고, 한국·민주 반감에 신당 가능성

황교안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연호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황교안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연호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환호'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

정가에선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후보의 당선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을 만큼 황교안 후보의 당선을 내심 기대해왔다. 황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한대행을 지냈다는 점에서 '탄핵 프레임 씌우기'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황 후보 스스로도 탄핵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됐던 태블릿PC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국당 전당대회를 향해 "한국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태극기 부대'가 대거 입당했다"며 "한국당 전당대회인지 '도로박근혜당' 전당대회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모두 태극기 표심에 편승하면서 나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 황교안 당선 기대했지만
강경파 득세하면 협치 어려움 예상


민주당은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합리적 보수나 중도층의 표심을 가져가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태극기 세력'의 표심을 가져가기 위해 민심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고 있어 확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황 후보가 당선된 이후를 생각했을 때는 고민도 적지 않다.

우선 '태극기 부대' 등 일부 극렬 세력에 좌우되는 전당대회에 비춰볼 때, 한국당의 새 대표 선출 이후 당내 강경파가 득세할 가능성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민생법안과 개혁법안 처리는 더욱 어려워진다. 지금도 막혀있는 국회의 대치 상황도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때 가장 먼저 비판받게 되는 쪽은 국정운영에 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이다.

선거법 개정에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던 민주당이 선거법과 개혁입법을 함께 묶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사실상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가 한국당 반대로 막혀있는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군소정당과 '주고받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국당도 민주당도 아니다
수도권 신당 창당 변수로


무엇보다 민주당의 기대처럼 한국당이 탄핵 프레임 속에 계속 머물러 있을지도 미지수다. '황교안 체제'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순항할 경우, 차기 대권 주자 중심의 '보수 재건'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집권 후반으로 갈수록 집권당이 동력을 잃어가는 전례를 볼 때, 야당(보수)의 재건은 민주당에게 반가운 일일 수 없다.

반대로 황교안 체제가 순항하지 못하더라도 '야권발(發) 정계개편'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민주당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과 비박의 공천권 문제 등 불협화음이 노정된다면 '수도권 정당' 혹은 '중도 정당'을 표방하는 제3의 정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기때문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총선을 앞두고 야권 진영에서의 신당창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황교안 체제의 한국당이 계속 후퇴한다면, 중간의 정당에 표가 몰릴 수 있다"며 "민주당도 이런 구도를 가장 두려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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