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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투수 가뭄 현상…올 시즌은 달라질까


입력 2019.02.27 05:50 수정 2019.02.27 07:4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지난 시즌 3점대 토종 투수 이용찬이 유일

타고투저 지속되면 팬과 선수들 피로도 가중

지난해 평균자책점 3점대 토종 투수는 이용찬(가운데)이 유일했다. ⓒ 연합뉴스 지난해 평균자책점 3점대 토종 투수는 이용찬(가운데)이 유일했다. ⓒ 연합뉴스

몇 년째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타고투저’ 현상이 올 시즌에는 제대로 잡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시즌 KBO리그는 여전히 타자들의 기록 풍년이었다. 10개 구단이 720경기에서 뽑아낸 홈런은 무려 1756개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1년 전 1547개보다 무려 209개 늘어난 수치.

홈런 군단 SK를 비롯해 롯데, kt 등 3개 구단이 팀 홈런 200개를 돌파했고 40홈런 타자는 사상 최초로 5명이나 쏟아졌다. 야구의 꽃이 홈런이라지만 이 정도면 희소성의 가치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타자들도 신이 난 것은 마찬가지였다. 두산의 팀 타율은 0.309에 달했고, 34명의 3할 타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주전급 선수가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하면 오히려 더 이상할 정도였다.

투수들은 괴로웠다. 리그 평균자책점은 2014년 5.26 다음으로 높은 5.20에 달했다. 특히 KBO리그 역사상 리그 평균자책점이 5점대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딱 세 차례 있었는데 2016년(5.19) 포함 최근 5년 이내에 몰려있다.

최근 10년간 리그 평균자책점을 살펴봐도 무려 7시즌이 한 시즌 최고 평균자책점 10위 이내에 들 정도다. 3점대 평균자책점이 유일했던 시즌은 2012년뿐이다.

타고투저가 지속되다 보니 3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들도 씨가 마르고 있다. 리그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았던 2014년에는 최소 인원인 고작 6명만이 3점대를 기록했고, 토종 투수 중에서는 김광현(3.42)만이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 시즌은 3점대 투수들이 6명으로 2014시즌과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두산 이용찬이 3.63으로 외국인 투수들 틈바구니에서 선전했다.

결국 KBO는 특단의 조치를 꺼내들었다. 바로 공인구 교체다. 공의 둘레가 1mm 가량 늘었고 1g 정도 무거워졌지만, 솔기의 폭을 기존보다 넓게 했다. KBO에 따르면, 올 시즌 사용될 공인구의 반발계수는 일본프로야구와 같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고투저는 야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임에 분명하지만 장기간 이어진다면 리그의 질적 하락을 야기한다. 게다가 경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선수와 팬들 모두 피로도가 가중되고 투수전과 같은 고급스러운 묘미 또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공인구의 교체가 타고투저 시대를 끝내고 A급 투수들 양산에 영향을 미칠지 시즌 개막이 기다려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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