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아차차' 국회의원들의 실언…인정과 사과는 어디갔나


입력 2019.02.24 02:00 수정 2019.02.24 15:16        이유림 기자

뒤늦은 대응이 화를 자초…신중한 언행으로 모범 보여야

실언과 막말에 비하까지, 국회의원들의 잘못된 언행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의원들의 대응 방법은 제각각이다. 무대응으로 일관하거나, 뒤늦게 사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는 시치미를 떼기도 했다.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며 되레 큰 소리를 치기도 한다. 모범을 보여야 할 의원들이 언행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말실수 이후 빠른 인정과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뒤늦은 대응이 화를 자초…신중한 언행으로 모범 보여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대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대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문재인 정부의 20대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이명박·박근혜 시절 교육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분들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학교 교육을 받았는데,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싶다"고 했다.

설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된 22일에도 "인간의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 교육이다. 교육 환경이 어땠는지 봐야 한다"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논란이 일파만파하자, 그날 밤에서야 "오해를 일으켜 상처가 됐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뒤늦은 사과가 여당에만 있는 건 아니다.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8일 5·18 공청회에서 5·18 비하 발언으로 제명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 "종북 좌파가 5·18 유공자라는 괴물을 만들었다" 등의 주장을 했다.

해당 발언을 한 의원들도 제명 요구에 직면할 만큼 문제시 됐지만, 한국당 지도부의 때늦은 수습은 논란을 키웠다.

5·18 논란에 침묵하던 나경원 원내대표는 '동조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도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는 모순된 답변을 함께 내놨다.

이는 여당에게 "나치의 만행에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말이냐"며 비판 수위를 높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5·18 공청회에서 "전두환은 영웅", "5·18은 북한군 개입한 폭동" 등의 주장이 나와 비하 논란이 일었다. ⓒ데일리안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5·18 공청회에서 "전두환은 영웅", "5·18은 북한군 개입한 폭동" 등의 주장이 나와 비하 논란이 일었다. ⓒ데일리안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고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민주당은 수차례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해 12월 28일 당내 장애인위원회 행사에서 "정치권에 와서 보면 이게 제 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다"며 "그런 사람들을 포용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장애인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계속됐다. 민병두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서 북미회담과 남북회담에 부정적인 세력을 '지진아들'이라고 표현했다. 민 의원은 "한 쪽에서는 새 시대의 문을 열고, 시대의 지진아들은 과거의 문을 연다"고 적었다. 지진아는 지적장애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지난 12일 윤호중 의원은 5·18 비하 발언의 지만원 씨를 비판하며 "정신이상자 지만원을 정신병원에 수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이상자는 정신장애인을 비롯한 정신질환자를 차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른바 "공항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연합뉴스 이른바 "공항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연합뉴스

공항 갑질 논란의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닷새 동안 버티다 악화하는 여론에 밀려 사과한 경우다.

김 의원은 김포공항 보안검색 과정에서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보안요원 요구에 반발, "내가 국토위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이 XX들이 똑바로 근무 안 서네"라는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그러나 욕설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원에게 '규정에는 근무자가 탑승객의 신분증을 확인할 때 두 손으로 받아 확인하고, 친절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필요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은 매우 불친절하고, 갑질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고 했다.

김 의원의 닷새 동안 버티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현장 CCTV를 공개하라는 요구까지 나오면서 결국 공항 직원과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