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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文대통령 "포용국가, 국민에 시혜 베푸는 나라 아냐"


입력 2019.02.19 15:52 수정 2019.02.19 15:52        이충재 기자

'포용국가 사회정책 대국민보고'…"포용 없으면 혁신성장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포용국가는 국가가 국민에게, 또는 잘 사는 사람이 그보다 못한 사람에게 시혜를 베푸는 나라가 아니다"고 말했다.(자료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포용국가는 국가가 국민에게, 또는 잘 사는 사람이 그보다 못한 사람에게 시혜를 베푸는 나라가 아니다"고 말했다.(자료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포용국가는 국가가 국민에게, 또는 잘 사는 사람이 그보다 못한 사람에게 시혜를 베푸는 나라가 아니다"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돼주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과 국가 전체가 더 많이 이루고 더 많이 누리게 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노원구 월계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포용국가 사회정책 대국민보고'에서 "대한민국의 국력과 재정도 더 많은 국민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文대통령 '포용국가 사회정책 대국민보고' 인사말]

여러분, 반갑습니다. 국회에서도 민주당의 신경민 6정조위원장님을 비롯해 여러분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정부의 포용국가 추진계획을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혁신성장을 이뤄가면서 동시에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포용적인 나라를 만들어 가자는 뜻입니다.

대한민국이 혁신적 포용국가가 된다는 것은 혁신으로 함께 성장하고, 포용을 통해 성장의 혜택을 모두 함께 누리는 나라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혁신성장이 없으면 포용국가도 어렵지만, 포용이 없으면 혁신성장도 없습니다.

혁신성장도, 포용국가도 사람이 중심입니다. 포용국가에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마음껏 교육받고, 가족과 함께 충분히 휴식하고,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 역량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포용국가는 국가가 국민에게, 또는 잘 사는 사람이 그보다 못한 사람에게 시혜를 베푸는 나라가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과 국가 전체가 더 많이 이루고 더 많이 누리게 되는 나라입니다.

국가가 국민의 일상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개념이 정책에 반영되고, 그 정책이 국민에게 체감되기 시작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처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빈곤층 국민이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의 일입니다.

20년 사이 우리 국민의 의식은 더욱 높아졌고, 국가는 발전했습니다.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것만으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력과 재정도 더 많은 국민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국가의 목표는 바로 이 지점, 기초생활을 넘어 국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작합니다.

오늘 발표한 포용국가 추진계획은 돌봄, 배움, 일, 노후까지 ‘모든 국민’의 생애 전 주기를 뒷받침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건강과 안전, 소득과 환경, 주거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합니다.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기본생활을 영위하는 나라, 포용국가 대한민국의 청사진입니다.

이미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치매국가책임제,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을 비롯한 정책들로 많은 국민께서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느끼고 계십니다.

오늘 발표된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22년이면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노동자부터 자영업과 소상공인까지, 장애가 있어도 불편하지 않게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남녀노소 없이 기본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포용국가 4대 사회정책 목표를 통해 국민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국민 누구나 기본생활이 가능한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만들고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일자리의 질도 높아질 것입니다. 그 결과는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이 높아지는 돌봄경제 선순환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둘째,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산업이 발달하는 모든 원천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누구나 돈 걱정 없이 원하는 만큼 공부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꿈을 위해 달려가고, 노후에는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이런 토대 위에서 이뤄지는 도전과 혁신이 우리 경제를 혁신성장으로 이끌 것입니다.

셋째, 일자리를 더 많이, 더 좋게 만들겠습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차별과 편견 없이 일할 수 있는 나라, 실직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직업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을 보장하고, 스스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넷째, 충분한 휴식이 일을 즐겁게 하고 효율을 높입니다.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여가가 우리의 일상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가 커가는 시간에 더 많이, 더 자주 함께하면서도 소득이 줄지 않게 하겠습니다. 과도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터도 삶도 즐거울 수 있게 하겠습니다. 멀리 가지 않고도 바로 집 근처에서 문화를 즐기실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세계는 지금 지나친 양극화와 경제불평등으로 인한 갈등, 차별과 배제의 극복, 나라 간의 격차와 환경문제 등 각 나라가 직면한 현실과 전 지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혁신적 포용국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 UN, IMF, OECD를 비롯한 많은 국제기구도 각 나라에 포용국가의 길을 권고하면서 우리나라의 도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변화는 늘 두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식민지와 전쟁을 겪으면서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불과 70여 년 만에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이런 성과를 우리는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면서 이뤄냈습니다. 농업에서 경공업, 중화학공업, 첨단 ICT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한 엄청난 변화를 스스로 이뤄내며 2차 세계대전 후의 신생 독립 국가 중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도약했습니다.

우리는 맨손에서 성공을 이룬 저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국민입니다. 우리 국민의 저력과 장점이 한데 모인다면 포용국가로의 변화를 우리가 선도할 수 있고, 우리가 이뤄낸 포용국가가 세계 포용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남은 과제들을 잘 해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회의 입법과 예산지원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상반기에 중기재정계획을 마련하고, 당·정·청이 긴밀히 협의하여 관련 법안과 예산을 준비할 것입니다. 행복한 삶은 국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입니다. 함께 잘 사는 길로 가는 일이니만큼, 국회의 초당적인 협력을 반드시 이끌어내겠습니다.

포용국가는 모두 함께 만들어 가는 나라입니다. 정부와 국민 간에,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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