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회색코뿔소가 온다-하] "新 회계로 보험료 크게 오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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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9월 19일 06:55:28
    [보험업계 회색코뿔소가 온다-하] "新 회계로 보험료 크게 오를 수 있어"
    '예고된 태풍' IFRS17…전문가 3인 "기대 그리고 우려"
    "고객에 부담 전가될 수도…상품 선택권도 제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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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2-22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오히려 그로 인해 간과하는 위험을 가리키는 회색코뿔소.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장이 2013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소개한 이 개념은 이후 글로벌 경제를 사로잡는 단어가 됐다. 그가 쓴 회색코뿔소는 중국의 불어나는 빚을 경고하는 표현이었지만, 최근 보험업계에도 남다른 시사점을 안기고 있다. 보험사의 보험금 관련 부채 부담을 두 배까지 늘릴 회계기준 변경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피할 수 없는 태풍에 대비하는 보험업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진단해 봤다.

    '예고된 태풍' IFRS17…전문가 3인 "기대 그리고 우려"
    "고객에 부담 전가될 수도…상품 선택권도 제한 가능성"


    ▲ 성주호(왼쪽부터) 경희대학교 경영대 교수와 김해식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 신영선 생명보험협회 시장지원본부장.ⓒ데일리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보험업계의 공통된 최대 화두다. 재무와 수익 구조의 민낯을 드러내게 함으로써 보험사 경영의 기반을 흔들 요소여서다. 이 때문에 IFRS17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피하고픈 상대이지만, 이미 상륙 시기가 정해진 태풍이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보험사들로 하여금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도록 유도하고자 마련된 IFRS17이 장기적으로 그 취지를 달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회계 투명성을 높인 IFRS17이 보험사의 기초 체력 강화를 이끄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예상되는 약효가 확실한 만큼 독한 처방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당장 체질이 허약한 보험사들로서는 견디기 힘든 약일 수 있다는 얘기다.

    성주호 경희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IFRS17은 보험 시장의 재정 생태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킬 잠재력을 가진 매우 보수적인 보험 회계 처리 기준으로, 기업 평가의 객관성 확보를 통한 보험업에 대한 신뢰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또 보험의 특성이 미미한 저축성보다 보험의 실체에 부합하는 보장성 중심으로 상품 구조가 재편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높은 금리의 저축성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사는 보험 부채 시가평가로 인해 지급여력의 급격한 하락이 예상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한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등 고금리가 채권 발행은 또 다른 재무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며 "아울러 시스템 구비에 따른 추가 비용 문제로 중소형 보험사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은 "IFRS17 적용 시 수익성이 높은 상품과 자산운용에 대한 보험사의 노력이 지금보다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수십 년 간 누적된 저금리 영향을 (IFRS17의 골자인) 시가평가로 단기간 내에 모두 반영할 수 없는 보험사가 대다수인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해외 보험업계의 사정도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유럽과 북미, 일본의 보험사들은 보다 일찍 저금리를 경험해여 상대적으로 긴 적응기를 가졌다"며 "반면 우리는 매우 짧은 기간에 빠른 적응을 시도하고 있어서 그 부담이 매우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신영선 생보협회 시장지원본부장은 "IFRS17의 특성 상 양적 영업 중심이 아닌 가치 중심의 경영과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회계 투명성 상승과 비교 가능성 확대로 인한 보험사에 대한 투자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IFRS17이 요구하는 보험 부채의 시가평가를 위해서는 매우 고도화된 시스템이 필요한 만큼, 해당 시스템 운영과 관리의 어려움과 함께 전문 인력 확보에도 난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보회사의 경우 부채 증가로 인한 자본 확충 필요 등 재무적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IFRS17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부작용부터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재무적 부담이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되면서 소비자들에게까지 짐이 전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성 교수는 "회계 처리 변경으로 보험사의 재정상태가 급격히 변경되는 빅 쇼크가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소지가 있고, 궁극적으로 보험사의 추가적 회계 재무 리스크는 고객들에게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IFRS17 시가평가 관점에서 보험사가 보험료를 책정하면 현행보다 보험료는 상당 수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IFRS17이 고객의 선택권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IFRS17이 보험업계의 주력 상품을 바꿀 수 있고, 이런 흐름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성 교수는 "고객 관점에서 보험 수요는 장기성·비갱신형 상품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IFRS17 체계에서 보험사는 갱신형·정기성 보험을 우선적으로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권이 매우 제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실장은 "IFRS17의 목적이 수익성과 기업 가치를 투자자에게 그대로 드러내는 데 있는 만큼, 수익성이 낮은 보험의 양적 성장보다는 수익성이 좋은 상품에 집중하는 질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반면 이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되는 보험 상품이 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에 몰리는 등 의도치 않은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신 본부장은 "IFRS17 도입 시 복잡한 상품보다는 단순하고 예측 가능성 위주의 중단기 보험 등으로 상품 구조가 변동될 수 있다"며 "다만, 소비자와 영업 측면을 고려할 때 즉각적이 아닌 점진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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