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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뛴다-5] 윤종규 KB금융 회장, 리딩뱅크 탈환 총력


입력 2019.02.20 06:00 수정 2019.02.19 17:31        부광우 기자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 주문 속 키워드는 M&A

스타벅스 앱 사례 든 윤 회장…디지털화 박차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 주문 속 키워드는 M&A
스타벅스 앱 사례 든 윤 회장…디지털화 박차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데일리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데일리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올해 최대 과제는 리딩뱅크 왕좌 탈환에 맞춰질 전망이다. 금융지주로서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주력하면서, 언제든 좋은 매물이 나오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를 디지털 혁신의 변곡점으로 삼아 4사 산업혁명 시대 성장 발판을 마련해 두겠다는 각오다.

윤 회장은 1등 금융그룹 사수를 넘어 확실한 자리 굳히기에 나서자는 포부로 올해를 시작했다. 신년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금융혁신을 주도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명확하게 정립해 나가야 한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해야 하며 1위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은 이 같은 윤 회장의 다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와중 최근 발표된 지난해 성적표에서 신한금융그룹에 리딩뱅크 자리를 뺏긴 점은 KB금융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이로써 2017년 신한금융을 제치고 국내 최대 실적을 올린 KB금융의 리딩뱅크 등극은 1년 천하로 끝나게 됐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KB금융은 두 해 연속으로 순이익 3조 클럽에 가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전년(3조3114억원)과 비교하면 7.3%(2425억원) 줄어든 액수여서 아쉬움도 컸다. 이는 지난해 말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대규모 희망퇴직금과 보로금 등 비용에 발목을 잡힌 결과로 풀이된다. 그 사이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3조993억원에서 3조3486억원으로 8.0%(2493억원) 늘면서, KB금융은 라이벌의 추월을 바라봐야만했다.

이에 KB금융에게 올해는 절치부심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윤 회장은 모든 계열사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각 시장에서의 지위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사업 부문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업계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당부다.

더불어 M&A는 리딩금융그룹 탈환의 핵심 키워드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자산 규모 33조원, 연간 순이익 3000억원 대의 대형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며 덩치를 한층 키웠다. 오렌지라이프의 실적은 올해부터 신한금융에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이대로라면 당분간 KB금융은 앞서가는 신한금융의 뒷모습만을 바라보게 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윤 회장 역시 M&A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전략적 M&A를 추진해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며 "국내 M&A와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핵심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윤 회장은 올해 전 그룹 차원의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지주의 리더가 글로벌 금융사가 아닌 스타벅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혁신을 외치는 모습은 윤 회장이 그리는 청사진이 남다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 회장은 올해 초 직원들에게 "아마존과 텐센트 등의 글로벌 정보통신 기업들이 고객기반과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고, 디지털 금융 기술의 진화에 따라 결제·송금 채널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제 디지털 혁신은 변화를 뛰어넘어 점점 더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바일 결제 어플리케이션은 구글이나 애플페이가 아닌 스타벅스 앱으로, 전체 결제의 40%가 이 앱을 통해 이뤄지고 선불카드와 앱에 충전된 현금은 일부 지방은행의 규모를 뛰어넘을 정도"라며 "아무리 좋은 앱이라도 고객이 사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만큼, 플랫폼 고도화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결국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 이런 변화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인 M&A와 디지털 혁신만큼이나 내부적인 업무 문화 개선에 윤 회장이 골몰하는 이유다.

윤 회장은 "디지털 문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며 "정보의 동시성이 확대되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여러 사람이 함께 아이디어와 지혜를 모으는 집단지성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무엇이든 얘기할 수 있고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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