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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야 산다'…라면업계, 불황 이기는 생존의 법칙


입력 2019.02.18 16:03 수정 2019.02.18 16:54        김유연 기자

수년간 라면 시장 2조원 '정체기'

독특한 신제품·초저가 가격 '승부'

수년간 라면 시장 2조원 '정체기'
독특한 신제품·초저가 가격 '승부'


(시계방향으로) 농심 스파게티·오뚜기 쇠고기미역국라면 삼양식품 '참참참 계란탕면'·팔도 '더왕뚜껑' ⓒ각 사 (시계방향으로) 농심 스파게티·오뚜기 쇠고기미역국라면 삼양식품 '참참참 계란탕면'·팔도 '더왕뚜껑' ⓒ각 사

라면업계가 불황을 이겨낼 파격 마케팅에 승부수를 띄웠다. 매년 숨가쁘게 트렌드가 바뀌어왔던 만큼 올해 업체마다 야심차게 준비한 신제품 라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라면 시장이 수년간 2조원 안팎에서 정체 상태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업체들이 독특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 너도나도 '미투(me too)제품'을 출시했지만, 최근에는 각자 개성 있는 라면에 집중하고 있다.

◆라면도 '튀어야 산다'=지난해 신제품 중 가장 인기를 끈 제품은 오뚜기 쇠고기미역국 라면이 꼽힌다. 오뚜기 쇠고기 미역국 라면은 출시 두 달만에 판매 100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2015년 대박 상품으로 꼽히는 ‘진짬뽕’이 출시 두 달 만에 2000만개 판매고를 올린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다.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미역국 본연의 맛에 충실한 점이 꼽힌다. '오뚜기 쇠고기미역국라면'은 간편식 시장의 성장에 맞춰 참기름에 소고기, 마늘, 미역을 잘 볶은 뒤 양지, 우사골 등을 사용한 육수를 부어 끓여낸 미역국을 라면 스프에 그대로 담았다. 미역을 불리는 등 번거로운 준비과정 없이 2분 만에 미역국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층의 호응이 높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대박을 낸 삼양식품은 최근 '참참참 계란탕면'과 '쯔유우동' 등을 내놨다. 중식 계란탕처럼 걸쭉한 국물이 특징인 참참참 계란탕면은 별다른 홍보도 없이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한 달 만에 150만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라면에도 뉴트로(new+retro·새로운 복고)의 바람이 불어 닥쳤다.

농심은 1986년 출시 후 부동의 1위로 라면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신라면'을 변신시켰다. 농심은 신라면 고유의 맛은 유지하면서 깔끔하고 개운한 맛을 내는 건면을 완성하기 위해 '신라면 Light'라는 프로젝트명으로 2년여 간 연구개발한 끝에 신제품 '신라면 건면'을 완성했다. 1986년 신라면 출시 이후 33년 만의 대변신이다.

1990년 출시된 팔도의 '왕뚜껑'도 봉지면으로 재해석해 '더왕뚜껑'으로 출시됐다. 왕뚜껑은 국내 최초로 별도의 대접 모양 뚜껑을 적용한 용기면이다. 2017년에만 8000만개 이상 판매되었으며 출시 이후 누계 판매량은 18억개에 이른다. 이번에 새롭게 변신한 '더왕뚜껑'은 쫄깃한 면발은 물론 깔끔한 소고기 국물 맛을 구현했다.

◆불황에 '초저가' 가격 마케팅=오뚜기는 2008년 이후 11년째 진라면의 가격 동결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23.2% 2017년 25.6%로 뛰더니 지난해 12월 역대 최고인 28.6%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한때 70% 시장 점유율을 자랑했던 농심의 점유율은 지난해 51%대로 떨어졌다. 오뚜기의 선전은 11년째 진라면 가격을 동결하고 있는 '착한가격' 정책이 빛을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진라면에 추격 당하고 있는 농심도 '초저가' 전략 카드를 꺼내 들었다. 농심은 오는 2월 말 '해피라면'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피라면은 농심이 1982년 출시했던 제품이다. 신라면 출시 후 1990년대 단종됐다.

해피 라면의 타깃은 저가 시장이다. 저가 라면 출시로 전체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올해 라면 시장 트렌드는 '뉴트로'와 '간편식'"이라며 "간단하고 든든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아진 데다 기존 장수 브랜드를 확장하면서 자칫 식상하기 쉬운 옛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움을 부여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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