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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베이스볼’ LG 카지노 4인방에 철퇴 내릴까


입력 2019.02.15 10:21 수정 2019.02.17 07: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LG 선수들 4명, 휴식일 맞아 카지노 출입

중징계 불가피, 도박 관련 완전히 근절해야

LG 선수들의 카지노 출입에 야구팬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LG 선수들의 카지노 출입에 야구팬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LG 선수들이 ‘클린 베이스볼’을 기치로 내건 KBO에 정면으로 상충되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LG 소속의 차우찬, 심수창, 임찬규, 그리고 오지환은 지난 11일 전지훈련지인 호주에서 휴식일을 맞아 한 쇼핑몰의 카지노를 찾았다. 그리고 이 모습은 한 야구팬의 촬영에 의해 일파만파 번져나갔고, 부적절한 행위라 판단한 팬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LG 구단 해명에 따르면, 이들은 휴식일을 맞아 시내 관광에 나섰고 저녁 식사 후 같은 건물에 있는 카지노에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카지노에 머문 시간은 약 40분 정도였고 구단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형법(제246조)에 따르면, 한국 국적자 해외 카지노 등 도박장에서 게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그러나 일시오락에 불과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LG 선수들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몸담고 있는 KBO에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KBO의 야구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하면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경우에 실격 처분, 직무 정지, 참가 활동 정지, 출장 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한다’고 명시돼 있다.

야구선수 계약서에는 보다 자세하게 명시되어 있다. 제17조 ‘모범행위’에는 ‘모든 도박, 승부조작 등과 관련하여 직, 간접적으로 절대 관여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고 나와 있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며칠 째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명백해 보인다. 결국 KBO도 자체 징계가 아닌,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 사안을 다룰 예정이다.

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그 수위가 어느 정도가 될지 야구팬들은 주목하고 있다. 먼저 중징계를 내릴 근거는 충분하다.

과거 KBO는 금지약물 적발자 또는 폭력 행위, 음주 운전 등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에 이들 사안에 대해서는 점차 징계 수위를 높이며 관용 없는 철퇴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윤성환(왼쪽부터)-안지만-임창용의 도박 파문 영향으로 왕조 문을 닫았다. ⓒ 연합뉴스 삼성은 윤성환(왼쪽부터)-안지만-임창용의 도박 파문 영향으로 왕조 문을 닫았다. ⓒ 연합뉴스

도박과 관련해서도 이번에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BO리그는 이미 지난 2015년 삼성발 불법해외원정도박으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듬해에는 몇몇 선수들의 경기 조작 및 불법 베팅 사건에 연루돼 유니폼을 벗은 사례도 있다. 이로 인해 삼성은 왕조를 마감했고, 선수들의 야구 인생은 말 그대로 파탄이 났다.

LG 구단은 이번 카지노 사태에 대해 약 500호주 달러(약 40만 원) 정도 환전했다며 감싸고 있지만 액수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도박의 위험성을 충분히 감지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아는 선수들이 도박장에 발을 디딘 점을 주목해야 한다.

대중에 노출된 야구 선수들은 사실상 공인 대접을 받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KBO가 이번 카지노 사태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다면, 도박과 관련해 뿌리 뽑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확대해석이 가능하다. 구단 눈치 보지 않고, ‘클린 베이스볼’ 취지에 걸맞은 징계가 내려질 시점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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