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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의 '정체성 통합'이 어려운 진짜 이유


입력 2019.02.14 18:00 수정 2019.02.14 20:12        이동우 기자

총선 앞두고 일부 의원 지역민심 눈치보기

호남지역 당내 '보수'정체성 주장에 불만

이상돈 "금년 연말 변화의 출발" 분당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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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지역, 당내 '보수'정체성 주장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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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기념식 '함께한 1년, 새로운 도약'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기념식 '함께한 1년, 새로운 도약'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바른미래당의 계속되는 정체성 논란의 근원에는 ‘지역구 민심’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구(舊)국민의당 출신 일부 호남 지역민들은 당에서 ‘보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어 총선을 앞두고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바른미래당에서 진행된 의원연찬회 만찬에서 정체성 통합의 어려운 점이 의원들보다 일부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바른정당 출신 한 의원은 이 자리에서 “호남을 지역구로 둔 모 의원은 지역민들이 아직도 ‘보수통합은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며 “그때마다 자신은 당과 지역의 입장 사이에서 난처하다고 고충을 토로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 민심을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면서 “무엇보다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 이들(민심)의 주장을 뒤로하고 당의 (정체성)결정만을 따르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일부 국민의당 출신 호남 중진 의원들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통합을 주장한 시점을 지적했다. 당의 진보와 보수, 중도를 놓고 진로를 결정하는 이른바 ‘끝장토론’시기에 맞춰 통합 주장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토론회에 앞서 해당 지역민심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양당의 통합 주장은 지난 8일 바른미래당 연찬회를 일주일 앞둔 지난달 31일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통합 막바지 시기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당시 이용호, 김동철, 박주선, 손금주, 황주홍 등 이른바 국민의당 ‘통합중재파’ 의원들은 지역민들의 주장이 최종 거취에 영향을 끼쳤다.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연찬회.(자료사진)ⓒ연합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연찬회.(자료사진)ⓒ연합

당시 중재파는 거취를 함께 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박주선, 김동철 의원은 가장 마지막으로 바른미래당에 합류했고, 황주홍 의원은 민주평화당을 선택했다.

이용호, 손금주 의원은 무소속을 결정, 이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긴 고민을 끝내고 탈당을 결정했다. 국민 여러분과 남원·임실·순창 지역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바른미래당 선택이 유력해지자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거취를 최종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의 무리한 물리적 통합은 결국 지역민들의 화학적 결합에 이르지 못했고,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지역민들의 주장이 정체성 문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연찬회 이후 바른미래당의 정체성 문제는 보다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유승민 전 대표는 개혁보수를 굽히지 않고 있고, 호남 일부 의원들은 진보성향을 포함하는 중도정당을 강조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창당 1년 기자회견에서 “다양성의 시대에서 진보와 보수를 함께 아우르겠다”며 두 정체성 끌어안기를 시도 하는 중이다.

당의 이와 같은 사태에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탄생시킨 합당은 사실상 완전한 실패"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무리하게 합당해서 결국 모든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었다. 호남 의원들은 호남 의원대로 다시 나오려고 하고,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도 사실상 당에 멀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안에도 상당히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여있다. 금년 연말쯤 되면 변화의 출발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분당을 시사했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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