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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빅발’ 자본잠식 빠진 한진重…’주채권은행’ 산은 구조조정 향방은


입력 2019.02.15 06:00 수정 2019.02.15 06:07        배근미 기자

산은 “현지 은행과 협상 중”…필리핀법원 동의 거쳐야 최종 타결

협상 불발·장기화 시 ‘상장폐지’ 가능성 ↑…리스크 확대 우려도

산은 “현지 은행과 협상 중”…필리핀법원 동의 거쳐야 최종 타결
협상 불발·장기화 시 ‘상장폐지’ 가능성 ↑…리스크 확대 우려도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 여파로 인한 한진중공업의 자본잠식 사태가 현실화됐다. 한진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필리핀 현지은행과 협상을 진행하며 출구찾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산업은행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 여파로 인한 한진중공업의 자본잠식 사태가 현실화됐다. 한진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필리핀 현지은행과 협상을 진행하며 출구찾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산업은행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 부실 여파로 인한 모기업인 한진중공업의 자본잠식 사태가 현실화됐다. 이에 지난 2016년 5월부터 한진중공업과 자율협약 양해각서(MOU) 체결 및 관리해오던 주채권은행 KDB산업은행이 필리핀 현지 은행과 협상을 진행하며 출구찾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산은 “현지 은행과 협상 중”…필리핀법원 동의 거쳐야 최종 타결

15일 한진중공업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필리핀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자회사인 수빅조선소는 지난달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한진중공업은 이에 대한 손실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결과 자산보다 부채가 7442억 많은 자본잠식 상태라고 공시했고, 이에 따라 거래소 내 주식거래 또한 일시정지됐다.

현재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필리핀 은행들과 채무조정 관련 협상이 신속하고 원만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 산은을 비롯한 국내 채권단은 출자전환 결의에 나섬으로써 자본 확충에 참여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한진중공업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진중공업에 대한 경영권은 산은으로 넘어가게 된다.

산은 측은 “현재 필리핀 은행과 채무조정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협상이 타결될 경우 산은을 비롯한 국내 채권단이 수빅조선소에 대한 출자전환에 참여해 자본잠식 해소 및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당장 수빅조선소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지 은행이 산업은행의 요구에 응할지 미지수인 데다 협상이 완료되더라도 기업회생 절차에 대한 필리핀 현지 법원의 결정이 필수라는 점에서 산은은 현지 사법당국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협상 불발·장기화 시 ‘상장폐지’ 가능성 ↑…리스크 확대 우려도

반면 이같은 기대와 달리 협상이 불발될 경우 산은은 한진중공업에 대한 법원 회생신청(법정관리)을 통해 강제적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경우 거래소 상장폐지가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4월 1일까지 거래소에 한진중공업의 자본잠식 해소를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이 시한을 넘기더라도 거래소 결정에 따른 상장폐지 가능성이 한 발짝 가까워지는 셈이어서 산은은 협상에도 한층 속도를 내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 거래소는 이후 한진중공업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이관해 15영업일 이내에 위원회 회부대상 여부를 결정하고 위원회를 열고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산은은 앞서 이같은 수빅조선소발 자본잠식 상태가 또다른 한진중공업 자회사인 영도조선소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그동안 모기업과 해당 계열사 간 자금 지원이 적지않게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간접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한 해에만 1938억원의 채무보증이 이뤄졌고 작년 연말에는 2500만달러(281억원) 규모의 단기 운영자금이 투입돼 오는 3월 29일 거래 종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이 지난 2016년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근거로 한진중공업에 대한 자율협약을 추진한 이후 지난해 말에도 한진중공업과의 자율협약을 별 조건 없이 2020년까지 연장한 상태"라며 "경영진 뿐 아니라 관리주체인 산은 역시 경영정상화 실패 책임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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