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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위비인상 돌발발언…북미회담 앞두고 '자충수'


입력 2019.02.14 03:00 수정 2019.02.13 21:17        이배운 기자

한미동맹 균열, 북한 목소리만 커져…핵협상 우위선점 불리

전문가 “트럼프 독단적 성향, 돌발실수 위험…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한미동맹 균열, 북한 목소리만 커져…핵협상 우위선점 불리
전문가 “트럼프 독단적 성향, 돌발실수 위험…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데일리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공조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익우선주의’, ‘고립주의’를 밀어붙이며 자충수를 두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백악관 관료회의에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동의했다고 운을 떼며 “한국은 어제 5억달러(한화 5627억원)를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한국을 방어하는 데 1년에 50억(5조6270억원) 달러가 드는데 한국은 5억 달러를 내고 있었다”며 “그들은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그것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즉각 당혹스러운 기색을 내비췄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인상의 필요성 여부를 한미 양쪽이 검토·합의해서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며 “이 문제를 기정사실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에둘러 반박했다.

지난 10일 한미가 오랜 진통 끝에 방위비분담금 협정을 타결하자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것을 북한에게 보여주는 신호’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타결 이틀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액에 불만을 표시한 것은 긍정적인 효과를 뒤집고, 한미동맹의 불안정성만 부각시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조선중앙통신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조선중앙통신

이는 미국과 중대한 핵협상을 앞두고 있는 북한의 반사이익으로 연결 될 수 있다. 한미는 물샐틈없는 대북 공조를 펼쳐 북한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핵을 포기하고 싶도록 동기를 유발,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지만 이와 반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공조 및 동맹에 균열이 커졌다고 판단한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서 더욱 강한 요구를 제시하고 나설 공산이 크다. 특히 한·미·일 동맹이 최근 악화일로를 걷는 것과 달리 북·중·러 연대는 공고화 되고 있어 북한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는 상황이다.

중·러를 든든한 ‘뒷백’으로 두면서도 안보 측면에서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협상 안건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 동맹을 ‘거래 수단’으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태도에 비쳐 이에 응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 하는 ‘탑다운(Top-Down)’ 협상 방식이 북미대화를 이끌어낸 것은 사실이지만, 참모의 말도 안 듣는 독단적·충동적 성향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큰 실수를 할 위험이 높아 보인다”며 “우리 정부도 이같은 위험성을 인식하고 항상 최악의 결과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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