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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쌀산업…“5년 내 고시히카리 사라질 수도”


입력 2019.02.04 06:00 수정 2019.02.04 13:35        이소희 기자

쌀 소비는 줄고 공급은 과잉, 고품질 개발·보급에 방점

국산 품종, 우수성 인정받았지만 브랜드파워는 아직 약해

쌀 소비는 줄고 공급은 과잉, 고품질 개발·보급에 방점
국산 품종, 우수성 인정받았지만 브랜드파워는 아직 약해


ⓒ연합뉴스 자료 ⓒ연합뉴스 자료

쌀 공급과잉 시대에 접어들면서 벼 재배면적과 생산량도 줄고 있어 이에 따른 쌀의 고품질과 기능성 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쌀 산업은 달라지는 농업·소비환경과 기후변화, 시장개방 확대에 따른 쌀의 품질과 생산, 수급조절에 대한 대안과 산업 발전에 대한 모색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쌀의 공급과잉은 쌀 소비가 줄어든데 기인한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90년대 이후 연평균 2.3~2.9% 수준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2016년 들어 기존 2인 가구 이상의 소비량을 추정했던 통계치를 1인 가구를 포함시키는 통계방식 변경에 따라 소비량 감소폭이 완화된 바 있지만 전체적인 쌀 소비 감소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쌀 소비동향(양곡연도 기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쌀 소비동향(양곡연도 기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 같은 초과 공급물량에 따라 시장에서의 쌀값은 20년 전 쌀값에 제자리걸음을 지속하자 농민들의 쌀값인상 요구는 거세졌고, 정부의 시장개입이나 시장격리 등으로 쌀값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최근 쌀값은 오름세로 반등했다.

하지만 쌀 가격이 연간 생산·소비량과 관계없이 시장공급물량(생산량-정부순매입량)이 주도하다보니 쌀 산업구조는 해마다 같은 요구들이 되풀이되고 있으며, 농민이나 소비자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는 게 문제다.

또 쌀 소비감소는 쌀 재고량 증가로 관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2017년 기준 재고량은 188만7000톤에 달해 관리비용만 5972억원이 소요된다. 적정 재고량은 80만톤 수준이다.

이에 따라 농정당국은 벼의 재배면적을 줄이기 위해 논 타작물재배지원사업인 일명 쌀 생산조정제를 실시하는 한편, 양에서 질적인 부분으로 눈을 돌려 고품질의 쌀을 개발하거나 기능성을 강화한 쌀을 연구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공익형 쌀 직불금제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쌀 품종과 관련해서는 일본이 원산지인 ‘고시히카리’와 ‘아키바레(추청)’ 종이 국내에서 대표로 밥맛이 좋은 고품종으로 회자되면서 주로 경기도 지역에서 재배됐고 경기미는 상대적인 소비자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와 관련해 국내 쌀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쌀 산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그간 연구 개발된 국내 우수 쌀 품종이 존재하는 만큼 5년 내에 고시히카리 등 일본산을 국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2016년 농진청이 쌀 브랜드평판지수가 높은 이천시와 농협과 함께 ‘수요자 참여형 품종 개발 연구’로 2017년 개발한 조생종 ‘해들’ 품종은 2017년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뛰어난 밥맛과 재배 안정성을 인정받아 최고품질의 벼로 선정됐다.

평가자의 48%가 ‘해들’의 밥맛을 최고로 평가했고 ‘고시히카리’는 29%에 그쳐 품질 면에서 한수 위임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조생종 최고품질로 운광, 해담쌀, 진광 등의 품종이 대표적이다.

또한 단계적 고품질 쌀 단지조성 사업으로 ‘수원 600호’ 품종을 개발 중이다. 중만생종 ‘추청’을 대체할 수 있는 품종으로 만들어 2022년에는 국내 6000ha에 보급한다는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농진청은 이 같은 목표가 달성되면 품질향상에 따른 가격경쟁력 강화로 75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도 예상했다.

농진청이 현재까지 개발한 쌀 품종은 모두 278품종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최고품질 등급 쌀만해도 14개 품종에 달하며, 고품질도 180품종이나 된다.

이외에 기능성 쌀과 유색미, 찰벼, 향미 등 특수가공미도 84종이 개발돼있다.

한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나온 한 시민이 양곡코너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나온 한 시민이 양곡코너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이 국내 최고품질 벼 품종이 일본·중국 쌀과 비교해 우수성을 인정받고는 있지만 브랜드 파워에서는 일본쌀에 뒤지는 실정이다. 아직까지 소비자는 품종명 보다는 여전히 쌀 브랜드명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품질 고급화를 위한 수요자 선호형 최고품질 벼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쌀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기존의 삼광, 영호진미, 수광 등 최고품질 품종은 미곡종합처리장(RPC)와 연계해 지역에 맞게 추천하고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명품 쌀 브랜드화 지원으로 공공비축미 수매 시 단백질 함량, 완전미율 등 품질에 따른 품질등급제를 제도화 하고 고급쌀 시장의 활성화와 가격 차별화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식량작물 수급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향후 벼 재배면적이 감소함에 따라 쌀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는 예측으로, 올해 재배면적은 73만8000ha에서 연평균 1.8% 감소해 2023년에는 68만6000ha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원은 식량소비 감소와 관련해서는 가공용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식량 및 가공용 소비량 감소폭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부들이 누렇게 익은 벼를 추수하고 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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