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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최악 실적 쇼크'…더 뚜렷해진 부익부빈익빈


입력 2019.02.07 06:00 수정 2019.02.07 07:47        부광우 기자

중소형 손보사들 추락한 지난해 성적 속속 공개

불황 그림자 아래서도 대형사는 실적 선방 대조

중소형 손보사들 추락한 지난해 성적 속속 공개
불황 그림자 아래서도 대형사는 실적 선방 대조


국내 손해보험사 실적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 실적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가 실적 쇼크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한정된 시장을 두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와중 생존을 위한 지출은 불어나는 이중고에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눈에 띄게 추락한 성적을 내놓으면서다. 반면 이런 와중에도 대형 손보사들은 선방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부익부빈익빈 기조는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영업이익은 3127억원으로 전년(5136억원) 대비 39.1%(2009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2347억원으로 같은 기간(3846억원) 대비 39.0%(1499억원) 줄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눈에 띄게 영업 보폭을 넓히며 주목을 받은 업계 중상위권 손보사다. 이를 통해 신계약을 대폭 늘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메리츠화재보다도 덩치가 작은 손보사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못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103억원으로 전년(1975억원) 대비 44.2%(872억원) 급감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476억원에서 816억원으로 44.7%(660억원) 줄었다.

일찌감치 성적표를 공개한 흥국화재의 실적 역시 마찬가지였다. 흥국화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28억원으로 전년(1072억원) 대비 41.4%(444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52억원으로 같은 기간(853억원) 대비 47.0%(401억원) 줄었다.

이들의 지난해 결산 수치에 대해 손보업계에서는 예상했던 현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익 감소폭이 크다는 염려의 목소리도 새 나온다.

손보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로는 우선 사실상 성장을 멈춰버린 시장 여건이 꼽힌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고객이 점점 줄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3분기 국내 손보사들의 원수보험료는 총 59조8282억원으로 전년 동기(59조1375억원) 대비 1.2%(6907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우리나라 전체 경장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성장률이다.

이처럼 한계에 봉착한 시장을 두고 20여개에 가까운 손보사들이 경쟁을 펼치다 보니 영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쓰는 비용은 더욱 늘고 있다. 새로운 이익 창출을 기대하기 힘든 것을 넘어 현상 유지도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손보사들이 신규 가입자 유치와 보유 계약 유지를 위해 쓴 사업비는 지난해 1~3분기 12조4306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3799억원) 9.2%(1조507억원) 증가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뚝 떨어진 자동차 보험의 수익성은 손보사들의 성적 하락에 결정타를 가했다. 연초 폭설과 한여름 유래 없는 무더위로 늘어난 자동차 사고에 손보사들은 고개를 떨궈야 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손보사들의 자동차 보험 경과손해율은 평균 86.8%로 1년 전(82.0%)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와 비교해 내준 보험금 등 손해액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즉, 이 수치가 올라갔다는 것은 그 만큼 보험사들이 거둔 실적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대형 손보사들의 사정은 훨씬 나은 편이었다. 삼성화재에 이어 현대해상과 함께 손보업계 상위권에 위치한 DB손해보험의 경우 이익 감소폭이 중소형 손보사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DB손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247억원으로 전년 동기(8679억원) 대비 16.5%(1432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5390억원으로 같은 기간(6692억원) 대비 19.5%(1302억원) 줄었다.

국내 최대 손보사인 삼성화재의 실적은 오히려 개선됐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55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576억원) 대비 15.7%(1978억원)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조553억원에서 1조738억원으로 1.8%(185억원) 증가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손보사들의 이익 감소는 예측이 가능했던 부분이었고, 관건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실적 악화를 방어해 낼 수 있을지 여부였다"며 "손보업계의 전반적인 불황 속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며 부익부빈익빈 흐름이 짙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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