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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대통령→원내대표…與 이재용과 눈에 띄는 '밀착관계'


입력 2019.01.31 00:00 수정 2019.01.31 06:02        이유림 기자

일각서 "아쉬울 때 손벌린다" "정부 철학부터 바뀌어야" 비판도

일각서 "아쉬울 때 손벌린다" "정부 철학부터 바뀌어야" 비판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에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에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삼성이 세계 1등이 돼서 한국 경제 중심 기업으로서 선도해달라"며 "삼성이 모범을 보여줘야 국가적으로 산업과 안전, 보건 등의 분야에 더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에 방문해 "삼성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어 많은 역할을 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대한민국과 인류의 미래를 열어가는 삼성 반도체를 힘차게 응원합니다'라는 방명록도 남겼다.

"협력업체 쥐어짠다"더니..."일자리 역군" 추켜세워

이는 과거 홍 원내대표의 발언과 비교할 때 '격세지감'이란 평가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이 된 것도 1∼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짠 결과"라며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 되는 동안 우리나라 가계는 더 가난해졌다"고 비판했었다.

특히 최근 정부여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눈에 띄는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삼성을 '적폐대상'으로 바라봤던 기류가 최근 들어 바뀌었다는 해석이다.

이 부회장은 1월 한 달 사이에만 이낙연 국무총리(1월11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방문)와 문재인 대통령(1월15일 기업인과의 대화), 홍 원내대표까지 여권 핵심 인사들을 연달아 만났다. 홍 원내대표와 이 부회장의 이날 만남도 지난 15일 청와대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만난 뒤 불과 보름만에 이뤄졌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 방문 이후 '대한민국과 인류의 미래를 열어가는 삼성 반도체를 힘차게 응원합니다'라고 방명록을 남겼다. ⓒ공동취재단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 방문 이후 '대한민국과 인류의 미래를 열어가는 삼성 반도체를 힘차게 응원합니다'라고 방명록을 남겼다. ⓒ공동취재단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긍정과 부정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긍정적인 목소리는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성장에 방점을 찍은 뒤 재계와 소통행보를 넓히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문 정부가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으로 보고 있다.

"경제 어려워지니 이제와 손 벌리나…대기업 인식 고쳐야"

반면 부정적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문 정부도 별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가 부족하니 이제 와서 기업에게 손을 벌리려 한다는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문 정부가 20개월 넘도록 국가를 운영하면서 경제 상태가 점점 안좋아진다"며 "기업에게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것"이라고 했다.

황 평론가는 "(여당 내부에선) 내년에 총선도 있는데 이대로 가다가 큰 곤욕을 치르게 될 것이란 걱정이 있다"며 "당장 총선에서 심판받는 사람들은 현역 국회의원들이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야권 관계자는 "정부가 재계의 고충을 듣고 소통한다고 하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 정부의 철학이 바뀌지 않는 한 경제 문제가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홍 원내대표도 대우자동차 노조 출신인데, 대기업에 대한 인식이 쉽게 바뀌겠느냐"고 했다.

문재인 정부와 삼성의 밀착 관계가 정부 정체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기업을 적대시한 것도 맞고, 경제상황에 맞지 않는 정책을 펴온 것도 맞다"며 "이런 것은 놔두고 기업과 친한 듯한 행보만 보이는 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삼성을 타깃으로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는 삼성과 문재인 정부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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