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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에 전세대출 '풍선효과'…1년 새 18조원 늘었다


입력 2019.01.29 06:00 수정 2019.01.29 06:04        이나영 기자

5대 은행 작년 말 잔액 64조1354억원…전년比 40.3%↑

특히 국민 71.7% 증가…“매매수요의 전세로 전환 영향”

5대 은행 작년 말 잔액 64조1354억원…전년比 40.3%↑
특히 국민 71.7% 증가…“매매수요의 전세로 전환 영향”


최근 1년 간 주요 시중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18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최근 1년 간 주요 시중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18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최근 1년 간 주요 시중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18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리스크 요인으로 전세대출을 꼽은 만큼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64조1354억원으로 2017년 말(45조6920억원)보다 18조4434억원(40.3%) 증가했다. 전년인 2017년 증가폭이 34.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6%포인트 넘게 늘어난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2017년 12월 7조3227억원에서 2018년 12월 12조5754억원으로 71.7%(5조2527억원) 뛰었다. 이 기간 KEB하나은행은 6조8676억원에서 10조4068억원으로 51.3% 올랐고 NH농협은행도 6조7001억원에서 9조2302억원으로 37.7% 늘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11조7793억원에서 15조8395억원으로 34.4% 증가했고 신한은행 역시 13조223억원에서 16조845억원으로 23.5% 불었다.

시중은행들의 전세대출 규모가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정부의 9·13 대책으로 대출이 막히고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9·13 대책은 이미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했다면 투기 지역, 투기 과열 지구, 조정 대상 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실제로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매매시장은 얼어붙었다.

국민은행의 주태가격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정부 대책 전후인 지난해 9월 0.98%, 10월 0.56%를 기록한 후 11월 0.15%, 12월에는 0.08%로 줄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도 9월 3.83% 급증했다가 10월 1.84%, 11월 0.40%, 12월 0.11%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전세거래 증가세로 이어졌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신고 건수는 지난해 1~9월 월평균 1만4542건이었으나 그해 10월 1만8117건, 11월 1만6036건으로 뛰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전월세 거래는 월별 전월세 거래량 통계가 공개된 2011년 이후 11월치 중에서는 최대치고 10월 전월세 거래도 2014년 10월(1만8297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당분간 전세대출 증가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리스크 요인으로 전세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꼽은 만큼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가계부채가 당장 시장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적지만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건전성이 급격히 취약해질 수 있다”며 “가계부채 절대 규모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 부담 증가, 전세대출, 개인사업자 대출에 모두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거를 위해 주택을 보유하는 대신 전월세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면서 전세대출 수요도 증가한 것”이라며 “이같은 추이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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