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상반기 중 핵폭탄에 쓰이는 기폭장치 기술로 셰일가스를 채굴할 계획을 갖고 있어 인공지진 등 재난 피해가 우려된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안교통대 장융밍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0여년의 연구 끝에 강력한 충격파를 이용한 채굴 공법을 개발했다.
어뢰처럼 생긴 이 장치를 지하로 내려보낸 후 강력한 전류를 발생시키면, 플라스마 형태의 이 전류가 강력한 충격파를 주위로 내보내 암반을 깨뜨리게 된다는 원리다. 이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기폭장치에 쓰인 원리로, 실제로 이 연구팀은 대부분 핵무기 과학자들로 이뤄졌다.
연구팀이 이같은 공법을 개발한 것은 중국이 세계 최대 셰일가스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채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31조6000억㎥ 규모의 셰일가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호주가 합친 것의 2배가 넘는 보유량이다.
그러나 셰일가스를 적극적으로 채굴해 수출까지 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2017년 기준 60억㎥에 그쳤다. 이는 중국 내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의 6%에 불과하다.
미국의 셰일가스의 경우 지하 수백m에 매장됐지만 중국은 80%가 지하 3500m의 깊은 땅속에 있어 기존의 수압파쇄(프래킹) 공법으로는 채굴이 쉽지 않다.
셰일(Shale·혈암)은 지하에 넓고 얇게 형성된 진흙 퇴적암층으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함유하고 있다. 수압파쇄 공법은 시추공을 뚫은 후 모래와 화학물질이 섞인 물을 고압으로 뿜어내 암반을 깨뜨려 가스 등을 퍼 올리는 공법을 말한다.
하지만 지하 3500m에 있는 셰일가스에 이 공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압력의 물을 뿜어내야 하는데, 현존 기술로는 이를 감당할 펌프와 파이프를 만들 수 없다.
이에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채굴공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팀은 실험실 연구를 마친 후 오는 3월이나 4월 쓰촨(四川) 지역에서 충격파를 이용한 채굴 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공법이 인공 지진 등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새 공법을 시험할 쓰촨은 중국 내 셰일가스의 절반을 보유한 지역이다. 그러나 이곳은 2008년 8만7000명의 사망자와 37만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쓰촨 대지진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또 인근에는 중국 최대의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 댐과 세계 최대 규모의 화력발전소 등이 있어 셰일가스 채굴 당시 발생할 충격파로 인프라 시설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