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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겪는 1세대 로드숍…매각하고 몸집 키우고


입력 2019.01.25 06:00 수정 2019.01.25 06:11        김유연 기자

위기 내몰린 로드숍 창업주 매각 결정

에이블씨엔씨, 공격적 투자…재도약 발판

위기 내몰린 로드숍 창업주 매각 결정
에이블씨엔씨, 공격적 투자…재도약 발판


문이 닫혀 있는 스킨푸드 매장.ⓒ데일리안 문이 닫혀 있는 스킨푸드 매장.ⓒ데일리안

한때 국내 화장품 시장을 주름 잡았던 스킨푸드, 미샤 등 1세대 로드숍 브랜드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존 로드숍·오프라인 매장 위주에서 H&B(헬스앤뷰티) 스토어·멀티숍·온라인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뷰티 브랜드의 구조가 재편되고 있어서다.

위기에 내몰린 로드숍 창업주들은 결국 경영에서 손을 떼거나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이블씨엔씨는 공격적인 투자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2년 만에 미샤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바꿨고 매장 리모델링 등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에는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화장품업체 미팩토리를 인수한데 이어 수입 색조 브랜드와 더마 화장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샤를 운영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는 화장품 수입 유통 기업 '제아H&B'와 더마 코스메틱 화장품 업체 '지엠홀딩스'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에이블씨엔씨는 두 회사의 지분 60%를 각각 552억원과 400억원에 취득하게 됐다. 나머지 40%는 두 회사의 추후 성과에 따라 정해진 시점에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1호 화장품 브랜드숍 시대를 열었던 에이블씨엔씨 창업주 서영필 전 회장은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를 사임하며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서 전 회장은 2000년대 화장품 브랜드숍 신화를 만든 인물이다. '3300원 중저가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10년 가까이 '브랜드숍 신화'로 불렸으나, 2013년부터 다양한 브랜드숍 등장으로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서 전 회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에 돌입, 반전을 이뤄냈다.

서 전 회장은 에이블씨엔씨의 수익성이 개선되자 2017년 전체 보유 지분(29.31%) 중 25.5%를 매각하며 경영권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한 특수목적사(SPC)인 비너스원에 넘겼다. 이후 1년 6개월간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했으나 이사회를 통해 회사와 완전히 이별했다.

서 전 회장이 떠난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제아H&B'와 '지엠홀딩스'의 매출 목표를 각각 550억원, 300억원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이들 브랜드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미샤, 어퓨 등 자사 800여 개 매장에서도 고객들과 만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영업, 마케팅, 제품력에 에이블씨엔씨의 인프라가 합쳐지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며 "두 회사의 매출을 성장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이미 준비해 놨다"고 말했다.

반면 스킨푸드는 같은 1새대 로드숍 브래드이지만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스킨푸드의 법정관리인을 조윤호 대표에서 김창권 전 한국제지 대표로 변경했다. 법정관리인인 조 스킨푸드 대표와 가맹점주들간의 갈등이 극에 달한 데다, 조 대표의 횡령 의혹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스킨푸드는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절차가 시작됐지만 조 대표와 가맹점주, 협력사 간 갈등이 확산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맹점주·유통업자·하청업자 등 200여 명으로 구성된 스킨푸드 채권단은 지난 17일 조 대표가 온라인 쇼핑몰 수익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또 회사가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임에도 조 대표가 2015년까지 매년 46억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스킨푸드 채권자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조 대표는 2015년까지 46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2014년은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5년은 적자가 129억원으로 증가했다. 2013년에는 20억원이 넘는 배당금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이 포화상태인 탓도 있고, 원브랜드숍의 한계점이 드러나는 것 같다"면서 "업계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돌파구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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