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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반도체 시장 동조화 심화되나


입력 2019.01.23 06:00 수정 2019.01.22 21:15        이홍석 기자

향후 5년간 상관계수 0.93으로 점점 밀접해지는 양상

낮은 경제성장률에 수출도 주춤...업계 반등 자신

향후 5년간 상관계수 0.93으로 점점 밀접해지는 양상
낮은 경제성장률에 수출도 주춤...업계 반등 자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 세계 경기와의 연관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올해 경기가 여의치 않아 반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사진은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 세계 경기와의 연관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올해 경기가 여의치 않아 반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사진은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 세계 경기와의 연관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낮은 경제 성장률을 보인 가운데 올해 경기도 여의치 않아 반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또 올들어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는 등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상저하고에 대한 업계의 굳건한 믿음도 있어 올해 반도체 경기가 어떤 양상을 보일지 주목된다.

22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향후 5년간(2019~2023년) 반도체 산업과 글로벌 경기와의 상관계수는 0.93으로 지난 9년간(2010~2018·0.86)에 비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 세계 경제 성장과 반도체 시장의 성장이 보다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반도체 시장과의 상관계수는 0.86이었는데 2017년과 2018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제외하면 0.91을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2010년 이전까지 10년간(2000~2009년) 상관계수가 0.63이었던 것을 감안하며 경제 성장과의 연관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IC인사이츠의 설명이다.

IC인사이츠는 “인수합병(M&A)의 증가로 주요 반도체 제조 및 공급업체 수가 줄면서 산업이 성숙단계에 들어섰다”며 “이러한 공급기반의 주요 변화는 세계 경기와 반도체 시장간 긴밀한 상관관계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저성장 기록한 작년...올해 경제전망도 불투명

이러한 상관관계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난해 국내외 경제성장률이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올해 경기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23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2.7% 성장하면서 지난 2012년 2.3% 이후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성장전망률 보다도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전기 대비 1.0% 성장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민간부문이 위축된 것을 정부 재정확대가 메우면서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이같은 낮은 경제성장률은 비단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시장인 중국도 경기가 하향세를 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지난 1990년 이후 28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전 세계 경기전망도 어둡다. IMF는 21일(현지시간)세계경제전망을 통해 경기 둔화 위험을 경고하며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3.7%에서 3.5%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과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EU 탈퇴) 등 경기에 악재가 될 변수도 여전하다.

이러한 경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들어 반도체 수출도 급감하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 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42억8000만달러로 1년 전 대비 28.8%(17억3000만달러)나 감소했다.

수출 규모 감소는 지난 2년간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대량 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8.19달러에서 지난해 12월 7.25달러까지 하락했다. 128Gb 멀티레벨셀(MLC) 낸드플래시 가격도 지난해 6월 개당 5.60달러에서 반년 만인 지난해 말 4.66달러로 1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반도체 추가 하락 예상...하반기 반등 전망도

올해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수출 상황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년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비중이 증가한 터라 전체 수출 규모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달 20일까지 전체 수출 규모는 256억7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43억7000만달러(14.6%)나 줄었다. 조업일수(14.5일)를 반영한 일 평균 수출액도 17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15.5일·19억 4000만달러)보다 8.7% 감소했다.

이미 지난달 수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터라 이달 말까지 회복이 안되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되는데 수출 규모가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은 지난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올해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일시적인 조정 이후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장 올해도 상반기 정도만 어려움을 겪고 하반기부터는 가격 회복과 수요 증가가 동반되면서 성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과 SK그룹 오너들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를 묻는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에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이 “우리는 반도체 비메모리 쪽으로 진출은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이 부회장은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라며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라고 답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문 대통령에게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면 된다"며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으로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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