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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트럼프, 믿고 안심할 수가 없는 '긍정왕'


입력 2019.01.22 03:00 수정 2019.01.22 06:02        이배운 기자

“북한 최고대표와 아주 훌륭한 만남…김정은 만나길 고대”

실패도 성공으로 간주, 약한모습 인정 못해…북미핵협상 ‘불안’

“북한 최고대표와 아주 훌륭한 만남…김정은 만나길 고대”
실패도 성공으로 간주, 약한모습 인정 못해…북미핵협상 ‘불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는 내용의 트위터를 게시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면담하고도 이틀가량 관련 트위터를 내놓지 않으면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예초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주에 북한 최고 대표와 아주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며 “2월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은 우리가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뤘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지금과 비교할 때, 오바마 정부 말기에 우리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자신을 겨냥한 비판에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자신감과 언변은 미국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게 한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집권 3년차 들어 각종 정책 실패들이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자화자찬은 지속됐고, 이에 각계에서는 그의 반성할 줄 모르는 태도가 악화된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증시가 상승기류를 타자 수시로 트윗을 날리며 자신의 업적을 과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증시가 급락하자 관련 언급의 빈도가 줄었고, 언급을 하더라도 “우리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경제를 갖고 있다”며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외 미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이란 핵협정 탈퇴, 미중 무역전쟁, 보호무역주의 강행 등 후폭풍이 계속되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다”며 문제가 봉합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지만 대부분 현실화 되지 못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다’며 자찬을 지속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 국장 트위터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 국장 트위터 캡쳐

트럼프 대통령의 회고록 ‘거래의 기술’ 공저자인 토니 슈워츠는 “트럼프는 굴욕과 수치심에 대해 병적인 두려움이 있다”며 “약하고 작아 보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어린시절 지배 욕구가 강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세상과 끊임없이 전쟁하는 법을 배웠다”며 “실패마저도 성공으로 간주하고, 아무리 큰 성공에도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존 지너 조지워싱턴대학 정신의학과 임상 교수는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일이 잘못되면 남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죄의식이나 후회를 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그가 핵무기를 발사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진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을 특히 우려해야 할 대상은 다름 아닌 한국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핵문제 관련해 잇따른 자화자찬은 마음 한편에 협상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적 방어기제의 작용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측이 요구하는 낮은 수준의 핵협상 체결에 응하고 이를 승리로 포장하면서 사실상 핵보유를 묵인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례 방북과 평양정상회담 개최 등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미 교착상태는 7개월가량 지속됐다. 그러나 회의적인 여론이 불거질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다”고 일축할 뿐, 핵협상이 순탄치 않음을 인정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외교분야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과감한 협상 방식이 북미대화를 이끈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튀어나갈 위험 또한 상존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 핵협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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