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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Korea]"미얀마에 질 좋은 한국 제품 알리고, 수익도 창출…1석2조"


입력 2019.01.18 06:00 수정 2019.01.18 10:24        데일리안(미얀마 양곤) = 배근미 기자

[신남방 금융벨트를 가다]안정균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장 “국내 MFI 1위 목표”

“현지화 방점·자금회전력 높도록 설계…소비패턴 변화 기류 읽어 새 금융상품 출시”

한국 기업과 금융회사에 있어 동남아시아는 가장 손꼽히는 기회의 땅이다. 현 정부가 막혀있는 한국 경제의 활로로 ‘신남방 전략’을 정조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개발도상국 리스크는 상존하지만 이 지역 성장잠재력이 갖는 메리트는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특히 금융권의 동남아 진출은 급가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미얀마와 캄보디아 시장 선점을 위한 ‘퀀텀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시장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는 동남아 4개국에서 신남방 금융벨트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활약상을 직접 들여다봤다.

[신남방 금융벨트를 가다]안정균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장 “국내 MFI 1위 목표”
“현지화 방점·자금회전력 높도록 설계…소비패턴 변화 기류 읽어 새 금융상품 출시”


안정균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장은 “이곳 주민들에게는 어떤 일을 하고 싶어도 부의 창출을 위한 씨드머니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재봉을 한다 치면 천을 사다 바느질을 해 그걸로 수익을 내는데 자본금이 없다보니 대출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미얀마 현지에서의 MFI의 역할을 설명했다. ⓒ데일리안 안정균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장은 “이곳 주민들에게는 어떤 일을 하고 싶어도 부의 창출을 위한 씨드머니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재봉을 한다 치면 천을 사다 바느질을 해 그걸로 수익을 내는데 자본금이 없다보니 대출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미얀마 현지에서의 MFI의 역할을 설명했다. ⓒ데일리안

미얀마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금융 형태인 ‘소액대출업(MFI,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이른바 ‘착한금융’으로 불리는 ‘그라민뱅크’에서 처음 출발했다. 방글라데시 경제학자 유너스가 1983년 처음 설립한 그라민뱅크는 담보가 없어도 소액 대출이 가능하고 연체율보다는 서민 지원에 방점을 찍은 소액대출은행이다.

우리파이낸스 미얀마는 지난 2015년 국내 금융회사 중 3번째로 미얀마 MFI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NGO 성격이 강한 그라민뱅크와 달리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접근이지만 연 최대 120%에 달하는 사금융에 노출된 현지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단순히 해외 진출을 통한 수익 확대 뿐 아니라 일종의 사명감도 함께 느껴졌다.

안정균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장은 “이곳 주민들에게는 어떤 일을 하고 싶어도 부의 창출을 위한 시드머니(종잣돈)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재봉을 한다 치면 천을 사다 바느질을 해 그걸로 수익을 내는데 자본금이 없다보니 대출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미얀마 내 MFI의 역할을 설명했다.

우리파이낸스 미얀마는 현지에서 가장 보편적인 대출 형태인 마을 내 5인 연대보증 형식의 그룹론을 비롯해 중소형 개인사업자대출, 의료비 및 학자금대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영업은 전형적인 ’현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안 법인장은 “보통 금요일에 대출이 나가면 이후 50주 간에 걸쳐 분할상환을 하는 구조”라며 "현지 직원들이 매주 월·화·수요일 고객들을 찾아 수금을 하고 다시 돌아오는 금요일에 대출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통 2주에서 한 달인 타사와 비교해 상환주기가 짧아 자금회전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역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변화의 기류는 일고 있다. 실제로 아직 미진한 도로나 전기 인프라 대신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미얀마는 시장 개방 2년 만에 90%대의 모바일 보급률을 달성했다.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양곤 공항을 비롯해 미얀마 중심지 곳곳에는 삼성과 화웨이, MPT 등 모바일과 통신사 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안 법인장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미얀마에 진출해 있는 삼성전자와 MOU를 맺고 모바일 할부상품을 출시했다.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주거래은행이 우리은행이라는 점이 이번 협업에 한 몫을 했다. 금융상품 역시 당국 승인을 거쳐야 판매가 가능한 현지 규정에 따라 상품 판매 승인권을 획득한 우리파이낸스 미얀마는 지난해 8월부터 삼성전자 휴대폰 6개 기종을 담은 팜플렛을 점포 내에 구비해 영업에 나섰고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안 법인장은 “현재 미얀마 1위 통신사 가입자 수가 2500여명, 2위 통신사 회원 역시 2000만명 안팎인 것으로 안다”며 “미얀마에서도 휴대폰은 고가의 상품에 속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은 신용카드 할부 등이 존재하지 않아 금융회사는 물론 국내 제조사 모두 윈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점이 주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파이낸스 미얀마는 이를 토대로 올해 중으로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전반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시장조사를 통한 현지 네트워크(2018년 기준 38개 지점) 확대와 더불어 신상품 출시를 통한 대출시장 공략 또한 본격화하기로 했다. 안 법인장은 “로컬 기업 뿐 아니라 한국계 진출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생활안정자금을 출시하는 등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파이낸스 미얀마의 올해 또 하나의 목표는 미얀마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MFI 13곳 가운데 영업수익 1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계 금융회사들이 소액대출사업에 처음 진출한 것이 불과 5년이 채 되지 않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략 550만달러(약 61억원) 이상의 영업수익을 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올해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 보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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