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북미고위급회담 가시화…'사찰·검증의 벽' 이번엔 넘을까


입력 2019.01.17 04:00 수정 2019.01.17 06:05        이배운 기자

‘성역없는 검증·사찰’ 배제된 핵합의는 사실상 北 핵보유 인정

北, 사찰 문제에 강반발…지지율 하락세 트럼프, 양보카드 꺼내드나

‘성역없는 검증·사찰’ 배제된 핵합의는 사실상 北 핵보유 인정
北, 사찰 문제에 강반발…지지율 하락세 트럼프, 양보카드 꺼내드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데일리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데일리안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북미가 장기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던 핵시설 ‘사찰·검증’ 합의에 대해 가닥을 잡고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CNN 방송은 15일 익명의 소식통을 이용해 김 부위원장이 17일 워싱턴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은 뒤 이튿날인 18일에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이 담판을 봐야 할 의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율하고, 2월말 또는 3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과 장소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측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핵심 요소인 사찰·검증 부분에서 분명한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955년부터 핵 개발에 나선 북한은 이미 전국 곳곳에 핵 관련 시설을 건설했고 이를 은닉하는 노하우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토의 80%가 산악지대인데다 사회가 철저하게 폐쇄·통제됐다는 점은 핵 관련 정보 파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북한이 핵시설·물질을 은닉하지 못하게 하고, 향후에 핵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외부기관의 제한 없는 사찰·검증이 필수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탄도미사일 공장 현장시찰 도중 소형 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탄도미사일 공장 현장시찰 도중 소형 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그러나 북한은 과거부터 핵협상 테이블에 핵시설 사찰·검증 문제가 의제로 올라올 때마다 강하게 반발했고 때로는 테이블을 걷어차기도 했다. 사찰 과정에서 김 씨 일가의 비밀시설이나 정치범 수용소 등 정권의 치부가 드러나 체제가 흔들리는 사태를 우려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미국의 잇따른 실무협상 요구에도 북측이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11월 예정돼있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돌연 취소된 것도 사찰·검증 문제에 대한 사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한 탓이라는 관측이 잇따른 바 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북측이 사찰·검증 의제를 묻어버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인 비핵화 실행조치를 논의하는 실무협상을 건너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북핵 검증 방식을 참관 수준으로 낮추는 ‘빅딜’을 노린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최장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시리아 철군 후폭풍, 미국증시 급락 등 겹악재를 맞으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 재선거를 앞두고 과시할만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무리한 제안도 냉큼 응해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자신의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미사일(ICBM)을 폐기하는 것 만으로 북핵 신고·검증 수준을 낮춰줄 수 있다”며 “북한의 핵심은 핵물질이다. 이것만 추적당하지 않게되면 북한은 언제든 핵무기를 다시 만들 수 있고 이는 우리의 후대에 핵위협을 물려주는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