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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직원 영업력 '바닥'…파업 명분 '의문부호'


입력 2019.01.17 06:00 수정 2019.01.17 06:08        부광우 기자

1인 당 원화예수금·대출금 4대 은행 가운데 꼴찌

최상위권 복리후생·연봉에도 노조 처우개선 고수

1인 당 원화예수금·대출금 4대 은행 가운데 꼴찌
최상위권 복리후생·연봉에도 노조 처우개선 고수


국내 4대 시중은행 직원 1인 당 영업력 지표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시중은행 직원 1인 당 영업력 지표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KB국민은행 직원들의 영업력이 국내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국민은행 구성원들의 복리후생과 연봉 수준은 은행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처우 개선을 외치며 파업을 강행하는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요구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의 1인 당 평균 원화예수금은 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수금은 금융기관이 이자 지급 등을 조건으로 고객으로부터 수령한 자금으로, 은행의 예수금은 통상 예·적금 상품 규모를 뜻한다. 이에 따라 한 사람 당 예수금이 적을수록 은행원들의 예·적금 상품 영업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직원들의 1인 당 원화예수금이 176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나란히 179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직원들 한 사람 당 원화예수금은 207억원으로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유일하게 200억원을 넘기며 선두를 차지했다.

은행 영업의 또 다른 척도인 대출에서도 국민은행 구성원들의 평균 실적이 제일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직원 1인 당 원화대출금은 145억원으로 4대 은행들 가운데 제일 적었다. 4대 은행 평균(151억원)과 비교하면 6억원 모자란 액수다. 이어 우리은행 직원들의 한 사람 당 원화대출금이 148억원에 머물며 국민은행 다음으로 적은 편이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직원 1인 당 원화대출금은 각각 150억원, 160억원을 나타냈다.

이런 성적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 구성원들의 처우는 경쟁 은행들에 비해 높은 축에 속한다. 우선 국민은행은 지난해 1~3분기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로 4대 은행들 중 가장 많은 1143억원을 썼다. 이 기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같은 명목으로 각각 574억원과 571억원을 지출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하고, 우리은행(134억원)보다는 9배 가까이 큰 금액이다.

아울러 이 같은 각 은행별 복리후생비를 지난해 3분기 말 직원 수로 나눠보면 격차는 더욱 명확해진다. 국민은행 직원 한 사람 당 복리후생비는 678만원으로 신한은행(424만원), 하나은행(441만원), 우리은행(94만원) 등을 크게 앞질렀다.

그렇다고 연봉 수준이 떨어진다고 보기도 힘든 상황이다. 현재 나와 있는 가장 최신 사업보고서인 2017년 기준 국민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9100만이었다. 이는 같은 해 하나은행(9200만원)에 이어 4대 시중은행들 중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이다. 신한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국민은행과 같은 9100만원을 나타냈고, 우리은행이 8700만원으로 제일 적었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조는 구성원들의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사측을 향한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지난 8일 하루짜리 경고성 파업을 벌였던 국민은행 노조는 설 연휴 직전 등 앞으로 총 네 차례의 추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첫 번째 파업 후 마련된 사측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사는 주말이었던 지난 13일에도 열 두 시간 가까이 마라톤 교섭을 이어갔지만, 직급별 호봉 상한제인 페이밴드와 창구 전담직원인 L0 직급의 경력인정 등 주요 쟁점 사항에 대한 견해차만 재확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많은 국민이 취업난과 실업으로 고통 받는 현실 속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국민은행 노조의 파업은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측면이 강하다"며 "이런 분위기와 더불어 다른 은행들에 비해 부족해보이지 않는 처우까지 겹쳐지면서 국민은행 노조의 집단행동에 대한 사회적 비판 목소리는 점점 커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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